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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석유화학 사업재편] ①'대산 산단' 롯데·HD현대, 구조조정 첫단추 끼웠다

김정관 장관 “사업재편 적극 참여기업, 집중적인 지원 제공"
이번 통합으로 대산 산단 에틸렌 110만톤 감축 전망

[편집자 주] 정부가 연말까지 석유화학 사업재편 로드맵을 제시함에 따라 업계 간 협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FETV는 여수, 대산, 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 산업 단지의 유력 통합 후보와 예상 감축 규모 등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대한 계획서 제출이 연말까지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 개편안이 대산 산업단지에서 나왔다. 이번 통합안으로 110만톤가량 감축이 예상돼 정부가 제시한 최대 370만톤 감축 중 30~40%가 충족될 전망이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장기화되며 구조적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업계 간 자율협약 하에 과잉생산 설비를 감축하고 고부가·친환경 중심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간 석유화학 설비 통합안이 11월 26일 산업통상부에 제출됐다. 통합 구조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물적분할을 거쳐 HD현대케미칼과 신설법인을 설립해 합병하는 구조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을 통해 지난 2014년 설립한 통합 법인으로 현재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 후 HD현대케미칼은 존속법인이 되며 롯데케미칼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종적으로 HD현대오일뱅크와 50 대 50 지분 구도를 갖춘다. 공시자료와 산업부 설명을 종합하면 NCC를 포함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 기능을 일원화해 생산공정의 일관성을 높인다. 또 고효율 설비 중심으로 가동해 고부가·친환경 제품 체제로 전환하는 구조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 주도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대해 “업계 간 자율협약에 따라 산업단지별로 기업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주요 3개 산업단지별로 생산량 비율에 따라 일정량씩 감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대산 산업단지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외에도 한화토탈에너지스 LG화학 등 정유와 석유화학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대산 산업단지는 에틸렌 생산량이 약 477만톤으로 여수에 이어 국내 대표 3대 산업단지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 가운데 HD현대케미칼은 모회사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 구조를 갖추고 있었기에 기존 수직계열화 기반으로 가장 빠르게 재편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간 통합으로 대산 산업단지에서만 약 110만톤의 에틸렌 감축이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고한 감축 범위(270만~370만톤)의 약 30~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는 이번 대산에서의 첫 번째 사례가 여수·울산 등 다른 산단의 후속 협의에 있어 기준점 역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출된 통합안은 향후 산업통상부의 심의를 거쳐 사업재편 승인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따르면 사업재편 승인 기업에 한해서 세제지원과 상법 특례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며 부처 합동 맞춤평 지원 패키지도 마련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사업재편계획 제출기한(연말)보다 이번 통합이 한달가량 빠른일정으로 진행”됐다며 “사업재편 적극 참여기업에 대해 집중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다른 프로젝트도 연말까지 사업재편계획서가 마련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산 산업단지 통합안은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실질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공급과잉 장기화로 시장 환경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 간 자율조정이 처음으로 구체화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업계는 이번 통합의 향후 승인 여부와 실행이 여수와 울산 등 타 산단의 재편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