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1 (월)

  •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11.1℃
  • 맑음서울 3.8℃
  • 맑음대전 8.3℃
  • 박무대구 10.3℃
  • 구름많음울산 13.2℃
  • 구름조금광주 8.3℃
  • 구름많음부산 14.4℃
  • 맑음고창 7.9℃
  • 연무제주 13.7℃
  • 맑음강화 3.8℃
  • 맑음보은 6.0℃
  • 맑음금산 7.6℃
  • 구름조금강진군 9.6℃
  • 맑음경주시 10.8℃
  • 구름많음거제 13.5℃
기상청 제공


의료·제약


[보령 승계초점] ②보령홀딩스, 사옥 임대수익으로 그룹 최상단에 올랐다

2024년 매각 이전까지 보령빌딩서 매년 50억 매출
안정적인 매출구조 마련 후 오너 3세 위한 지분 거래

[편집자 주] 보령그룹이 오너 2세에서 3세 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창업자 김승호 명예회장이 장녀에게 경영권을 넘겼던 로드맵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이에 FETV는 과거를 통한 현재의 보령그룹 승계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보령홀딩스의 전신은 1984년 설립한 ‘을지장식’이다. 이후 보령산업, 보령, 보령홀딩스로 사명이 변경됐는데 이 과정을 거치며 창업자 김승호 회장의 장녀이자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의 보령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됐다. 주요 매출은 임대수익에서 발생했다.

 

특히 처음으로 주주 현황이 기재된 200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은선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옛 유정균) 사장도 보령홀딩스의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보면 오너 2세와 3세까지 창업자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이 지배하는 보령홀딩스는 2004년부터 주력 계열사 보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24년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이 이끄는 보령파트너스가 보령의 유상증자로 참여하면서 보령홀딩스의 지분율이 줄었지만 여전히 지분구조의 상단에 위치한다.

 

보령홀딩스는 2024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하기 전까지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위치한 사옥 빌딩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얻은 임대수익으로 주력 계열사 보령의 지분을 확보해나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의 승계를 위한 계열사로 활용된 셈이다.

 

비상장사인 보령홀딩스의 매출은 임대와 기타사업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지난해 매출은 91억원으로 55%(51억원)는 임대수익, 44%(40억원)는 기타수익으로 채워진다. 그중 임대수익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옥 보령빌딩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하면서 변경이 될 전망이다.

 

 

그 이전까지 보령홀딩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하면서 주력 계열사 보령의 지분을 늘려나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1993년 건물을 준공하면서 매년 50억원 가량의 임대매출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주력 계열사 보령(옛 보령제약)으로부터 건강식품을 매입해 판매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령홀딩스는 1984년 8월 22일 장식류와 건자재 판매를 사업목적에 두고 설립됐다. 초창기 상호는 을지장식이었다가 1990년 보령산업으로 변경하고 부동산 임대업으로 사업목적을 바꾸었다.

 

보령빌딩을 준공한 건 1993년 12월 28일이다. 이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1998년부터는 특수관계사로 인식한 건강식품을 매입해 판매했다. 전자금융공시에 남아 있는 199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령홀딩스의 매출은 상품, 임대, 관리비, 주차장, 볼링장매출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상품매출로 52억원, 임대료매출로 14억원, 관리비매출로 13억원, 주차장매출로 2억원, 볼링장매출로 2억원이 발생했다. 이를 통해 얻은 영업이익은 7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보령(7.21%), 메디앙스(8.97%), 평화은행(0.1%), 보령바이오파마(44%) 지분을 보유했다.

 

눈에 띄는 건 보령그룹의 계열사가 대부분 입주해서 보령홀딩스에 임차료를 지불했다. 특수관계자와 거래 내역을 보면 보령홀딩스는 보령, 메디앙스, 킴즈컴, BR네트콤, 보령바이오파마로부터 임대, 관리비 등을 받았다. 이외 보령과 메디앙스로부터 상품을 매입하는 거래가 있었다.

 

임대매출이 50억원 이상을 기록한 건 2004년부터다. 이때에 보령홀딩스는 지속적으로 지분을 확보해나갔던 보령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이 보령그룹의 지분구조 최상단에 올라선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로 보령홀딩스의 상품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상품매출은 2005년 196억원까지 최정점을 찍었다가 2009년 6840만원까지 줄어들었고 2010년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내부거래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의 문제를 차단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설립된 계열사 보령컨슈머헬스케어(옛 보령수앤수)로 인해 보령홀딩스와 내부거래 구조를 변경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령홀딩스는 보령빌딩 사옥에서 창출되는 매년 50억원 가량의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주력 계열사 보령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보령홀딩스가 2017년 인적분할을 했다가 2018년에 다시 흡수합병으로 하나의 법인이 되는 과정을 거친 점이 눈에 띈다. 2017년 초 당시 사명을 그대로 적용하면 그룹 사옥의 임대를 관리하는 사업회사 보령, 투자목적의 지주사 보령홀딩스로 인적분할했다.

 

그러다가 2018년에 보령이 보령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이와 함께 보령의 사명이 현재 보령홀딩스가 변경됐다. 이로부터 6년 뒤인 2024년에 보령홀딩스는 소유하고 있는 보령빌딩을 매각했다. 오너 3세인 김정균 사장이 이끄는 보령파트너스가 계열사 보령의 주주로 등장한 때다.

 

주목할 건은 보령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주식을 김정균 사장과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 매각했다는 점이다. 2008년에 보령바이오파마 주식 4만주(20%, 2억원)를 김정균 사장에게, 2013년 주식 전부(33.67%, 14억4129만원)를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 처분했다. 

 

이후 보령바이오파마는 김정균 사장이 보령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자금으로 활용됐다.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이 최대주주로 위치한 보령홀딩스에서 오너 3세로의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해나갔던 셈이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2015년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보령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로써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파트너스 자회사로 위치하게 됐다. 이후 보령바이오파마는 외부에 매각됐고 이로써 유입된 자금으로 보령파트너스가 보령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보령파트너스는 현재 주력 계열사 보령의 2대 주주로 위치하면서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계열사로서 활용되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