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7 (목)

  • 흐림동두천 5.5℃
  • 구름조금강릉 7.4℃
  • 흐림서울 6.0℃
  • 구름많음대전 4.5℃
  • 박무대구 5.9℃
  • 구름많음울산 10.3℃
  • 흐림광주 7.3℃
  • 맑음부산 11.1℃
  • 맑음고창 8.5℃
  • 구름조금제주 15.2℃
  • 흐림강화 6.4℃
  • 흐림보은 0.7℃
  • 흐림금산 4.0℃
  • 맑음강진군 5.9℃
  • 구름많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화학·에너지


한화솔루션, 8554억 확보·크레졸 철회…롯데케미칼과 방어 전략 '상통'

크레졸 사업, 핵심 설비 손상·수익성 악화로 투자 철회
영업손실 74억·부채비율 189%, 실적 저하·재무 부담에 방어 전략

[FETV=이신형 기자] 한화솔루션이 최근 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과 종속회사 유상증자를 통해 총 8554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동시에 다음날 올라온 신규 투자 설비 철회 공시가 추가되며 ‘방어 기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진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4일 미국 법인 ‘Hanwha Futureproof Corp.’ 지분 50% 전량(5만4690주)을 그룹 내 ‘Hanhwa Defense & Energy Corp.’에 전량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대금은 약 1조1407억원으로 지난해 말 연결 자본총계의 약 10.8%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공시 상 기재된 이번 거래의 목적은 ‘사업 및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다만 한화솔루션 측에 따르면 현재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케미칼 부문의 포트폴리오 재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동시에 해외 종속회사인 ‘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의 유상증자를 통해 2852억원을 재출자할 계획이다. 두 거래를 합산하면 순현금 유입액은 8554억원으로 단기간 자금 여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다음날인 25일에는 지난 2020년부터 한화솔루션이 추진해왔던 고순도 크레졸 신규 설비 투자 계획을 철회한다는 공시가 제출됐다. 크레졸 사업은 한화솔루션 자체 기술 기반의 정밀화학 신규 고부가 사업으로 계획됐으나 2023년 시운전 과정에서의 핵심 설비 손상이 발생했고 중국·인도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가 철회됐다.

 

한화솔루션은 크레졸 사업 철회에 대해 “2025년 말 기준 예상되는 투입금액은 2230억원이며 손실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현금 확보 조치가 발표된 직후 대규모 신규 설비 철회가 이어진 점은 한화솔루션의 투자 기조의 우선순위가 단기적으로 방어에 맞춰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최근 실적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화솔루션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643억원,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특히 주력인 케미칼 부문의 경우 매출 1조1603억원, 영업손실 90억원으로 전년 동기·전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재무 구조도 부담이 상존한다. 한화솔루션의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89%, 순차입금은 12조537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2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단기간 신규 투자 확대보다는 현금 확보와 재무 안정성 제고 전략이 우선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롯데케미칼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제시한 방향성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롯데케미칼 역시 수익성이 저하된 해외 자회사 매각으로 1276억원을 마련했고 향후 투자를 ‘EBITDA 범위 내’로 제한하겠다는 보수적 방침을 제시했다. 중국·중동 등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에 정부 주도 구조조정 논의 등이 겹치며 석유화학 업계 전반적으로 보수적 투자 기조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업황을 고려했을 때 한화솔루션의 8554억원 현금 확보와 크레졸 투자 철회 결정은 롯데케미칼과 같이 단기 확장보다는 재무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의 포트폴리오 전환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공시 조합과 현재 재무지표는 자산 효율화와 현금흐름 개선 필요성을 드러낸다.

 

시장의 관심은 확보된 8554억원의 향방으로 쏠린다. 단기적으로는 부채 축소, 차입 상환, 운전자금 보강 등이 우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케미칼보다는 신재생·첨단소재 부문으로의 재배분 방향도 거론된다. 석유화학 시장의 구조적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의 이번 현금 확보와 투자 철회등 방어적 전략이 향후 어떤 전략적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