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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코오롱글로벌, ‘실적 회복·풍력 리스크’ 공존…새 수장 시험대 되나

3분기 연속 영업익 흑자…비주택·하이테크 수주로 실적 반등 견인
고부채 구조 여전…김영범 체제, 재무 안정·신사업 확대 ‘이중 과제’

[FETV=박원일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며 건설업 침체 속에서도 의미 있는 반등을 이뤄냈다. 비주택·하이테크 중심의 수주 확대가 체질 개선을 이끌었지만 풍력사업 적자와 300%대 부채비율이라는 구조적 부담은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영범 사장은 ‘실적 회복’과 ‘재무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코오롱글로벌은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반전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은 60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277억원과 순이익 129억원을 기록하며 손익 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1~3분기 누적으로도 영업이익은 564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순손실 규모는 전년 965억원에서 443억원으로 절반가량 축소되며 내실 회복이 진전되는 모습이다.

 

 

코오롱글로벌의 흑자 흐름은 ▲비주택 신규 착공 확대 ▲고원가 프로젝트 종료 ▲리스크 관리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풍부한 수주잔고도 버팀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약 11조4788억원으로 향후 4년치 매출을 확보한 수준이다. 이중 비주택 신규수주 비중은 2022년 30.5%에서 2023년 51.6%, 2024년 54.8%를 거쳐 올해 3분기 57.4%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하이테크 공장·연구시설 등 고부가 프로젝트 수주가 늘면서 수익 기반이 강화됐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연구시설, 삼성전자 평택 방류수온저감시설 등 연이은 수주로 비주택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인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반등과 기업 체질 개선 흐름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영범 사장에게도 유리한 환경이다. 35년간 그룹 전반을 경험한 그는 코오롱그룹 내 화학·신사업 분야에서 다년간 실적을 낸 ‘위기관리형 경영자’로 평가된다. 코오롱ENP에서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해 역대 최고 실적을 확보한 경험은 코오롱글로벌의 사업다각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는 건설 중심에서 부동산·환경·에너지까지 확장하는 ‘토털 프로바이더’ 모델 구축을 요구받는 가운데 육상 풍력에서 해상 풍력까지 확장하는 중장기 성장 로드맵도 직접 챙겨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적 회복의 이면에는 여전히 뚜렷한 약점도 존재한다. 풍력사업은 코오롱글로벌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분야지만 단기적으로는 재무 리스크를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100% 자회사 ‘하사미’와 ‘양산에덴밸리풍력발전’은 아직 상업운전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로 매년 영업적자와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4억7300만원, 3400만원이다. 양 사 모두 부분자본잠식 상태이기도 하다.

 

풍력사업의 장기 투자 특성상 흑자 전환까지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단기 실적 개선에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이런 와중에도 올해 1월 코오롱글로벌은 영백풍력태양광발전에 13억8000만원(11.15%)을 새롭게 출자하기도 했다.

 

이에 코오롱글로벌은 풍력 자회사들이 상업운전에 돌입해야 수익성 예측이 가능하다며 중장기적 관점의 회복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GS풍력발전’이 흑자 전환까지 수년이 걸렸던 만큼 코오롱글로벌 역시 초기 적자와 자본 투입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코오롱글로벌의 최대 난제는 여전히 재무안정성이다.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370%로 업계 적정 기준(200%)을 크게 상회한다. 풍력 투자가 본격화된 2022년 부채비율이 403%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다소 완화됐지만 구조적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코오롱글로벌은 그룹 내 호텔·리조트사 MOD와 부동산 운영사 LSI와의 흡수합병을 추진 중(합병기일 2025년 12월 1일)이다. 두 회사의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합병 시 코오롱글로벌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채 완화 전략의 하나로 실행하는 계열사 흡수합병이 단기 재무 안정화에는 유효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이웅열 명예회장의 코오롱글로벌 지분이 크게 높아져 ‘지배력 강화용 합병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코오롱글로벌은 ▲비주택 수주 확대 ▲하이테크 강화 ▲풍력 사업 확대 등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갖춘 상태다. 11조원대 수주 잔고는 당장의 실적 안정성도 뒷받침한다. 그러나 풍력사업의 투자 부담, 지방 주택 경기 부진, 300%대 부채비율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김영범 내정자가 해결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코오롱글로벌의 ‘전환의 해’는 이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