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금융권이 정부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발맞춰 소비자보호 체계를 재정비 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사들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뿐 아니라 전 계열사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해 내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에 FETV는 각 금융지주사들의 소비자보호체계 현황을 들여다 봤다. |
[FETV=권현원 기자]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가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지주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중심으로 한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개최주기도 기존의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했다. 농협금융은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 분기별 운영을 통해 그룹의 소비자보호 정책과 이슈사항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홍콩 ELS 판매 잔액 2.1조…5대 은행 사이 비중 14.3%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잔액은 2조1310억원이다. 농협은행이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ELS 판매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3% 수준이다.
홍콩 ELS의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는 농협금융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분기 농협금융은 당기순이익은 6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1분기 실적에는 홍콩 ELT 관련 자율조정 배상액 3416억원이 반영됐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자체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3% 줄었다.
당시 농협금융은 실적과 관련해 “일회성 요인인 홍콩 ELT 자율조정 배상 등으로 그룹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ELS 충당금 반영 영향은 이듬해인 올해 1분기에도 기저효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71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4% 줄었으며 주요 수입원인 이자이익도 6.4%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ELS 충당금 관련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농협금융은 “금리하락 전망으로 인한 방카 판매 증대, 디지털전환에 따른 전자금융 확대로 비이자 이익 증대와 ELT 자율조정 배상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LS 관련 과징금 이슈는 은행권 전반과 마찬가지로 부담감이 줄어든 상태다. 이는 최근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마련을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이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9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 등의 입법예고를 실시했다. 개정안에는 기존 ‘수입 등’의 기준을 ‘거래금액’으로 산정한다는 원칙과 함께 사전예방·사후수습 노력이 인정되는 경우 과징금을 최대 기본과징금의 75%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 이달 19일부터 정식 시행됐다.
◇지주 CCO 윤기태 부사장보…임기 내년 말까지
농협금융은 지주·계열사 CCO, 준법감시인으로 이뤄진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중심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지배구조를 구축해 놓고 있다.
농협금융 ESG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주 내 소비자보호팀을 구성해 계열사의 금융소비자보호법 6대 판매원칙 준수·내부통제업무 활동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 성과평가 항목에 금융소비자보호지수를 반영해 실행력 강화와 동기부여를 제고하고 있다는 것이 농협금융의 설명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운영체계는 먼저 준법지원부에서 계열사 금융소비자보호부서의 정기보고를 모니터링해 결과를 그룹 CCO에게 보고한다. 소비자보호 체계 관리·감독 역할을 부여받은 그룹 CCO는 농협금융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에서 주요 이슈를 협의한 뒤 대표이사 회장에게 주요사항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표이사 회장은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관리·지원을 맡는다.
올해부터 농협금융 그룹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는 반기에서 분기로 개최주기가 단축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적기에 반영해 소비자 중심경영을 실천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올해 그룹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는 2월과 5월, 8월에 개최됐다. 가장 최근 개최된 8월에는 하반기 금융소비자보호 중점 추진계획, 주요 민원 현황 및 분석 결과, 자회사 소비자보호 우수 사례 등이 논의됐다.
9월 기준 농협금융의 CCO는 윤기태 부사장보가 맡고 있다. 그는 농협금융의 준법감시인 역할도 동시에 수행 중이다.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윤 부사장보는 농협은행에서 카드경영지원팀장, 속초시 부지부장, 속초시 지부장 등을 거쳤다. 지주에서는 지난해 신용리스크관리국장을 역임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주는 CCO와 준법감시인이 분리돼 있지 않고, 현재 겸직 중이다”며 “겸직이다 보니 임기 역시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