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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화시스템, 순차입 전환 불구 ‘AA’ 등급…투자 선행형 전략 적중

투자 확대·운전자본 급증, 24년 순차입 전환
단기 재무 부담 늘었지만 절대적 사업 안정·확장력

[FETV=이신형 기자] 한화시스템이 지난 20일 NICE신용평가로부터 장기신용등급 ‘AA(안정적)’을 신규로 부여받았다. 순차입 전환으로 이전에 비해 재무부담이 확대된 시점에 ‘AA’등급을 부여받은 배경에는 몇 년간 공격적으로 집행해온 선행 투자 전략이 성장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화시스템의 재무구조는 최근 3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한화시스템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1조398억원으로 순현금 상태였지만 2023년 -1766억원을 거쳐 2024년 1544억원으로 순차입으로 전환됐다.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7920억원까지 증가했다.

 

순차입 전환을 불러온 주된 요인은 투자 확대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3년간 구미 신규 공장, L-SAM 다기능레이다 및 KF-21 AESA 레이다 양산 대응 설비, 초저궤도 SAR 위성 개발비, ICT·조선 부문 초기 투자 등이 겹치며 현금 유출이 빠르게 늘었다.

 

 

운전자금 급증도 순차입 전환의 주요 원인이다. 한화시스템의 매출채권은 2023년 3636억원에서 올해 3분기 7388억원으로 확대됐고 재고자산도 같은 기간 5011억원에서 9433억원으로 증가했다. 판매와 생산이 동시에 확대되며 미회수 채권과 선투입 재고가 증가해 현금 소요가 커진 구조다.

 

이렇듯 투자 확대와 운전자금 급증에 따른 순차입 전환에도 불구하고 NICE신용평가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핵심 등급 산정 논거는 과거와 비교해 단기 재무 부담은 늘었지만 절대적 수준은 양호하다는 것이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 평가서에서 “방산부문 중심의 높은 성장성과 영업수익성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부담이 커졌으나 영업현금창출력과 유동성 방어력이 충분해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구조가 예전만큼 여유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AA 등급이 요구하는 절대적 안정성은 충족된다는 해석이다.

 

실제 사업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화시스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방산 수주잔고 역시 2021년 5조5262억원에서 올해 3분기 8조1851억원 까지 확대되며 중장기 매출 확장성을 높였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상윤 전무는 “위성 관련 양산사업, TICN 2차 TMMR 양산 M-SAM MFR(다기능레이더) 사업 등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이라 전했다. NICE신용평가 역시 “필리조선소 연결 편입으로 EBIT마진은 일시적으로 지난해 7.8%에서 올해 5%로 하락했지만 방산 부문 단독으로는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 밝혔다.

 

여기에 비교적 양호한 재무 안정성도 NICE신용평가가 ‘AA’라는 높은 평가를 내린 항목 중 하나다. NICE신용평가는 “21년도 1조2000억 규모 유상증자 이후 사업 확장에 따라 상대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는 다소 저하됐다”며 “다만 올해 3분기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97%, 순차입급의존도는 8.3%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우수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유동성 구조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화시스템은 2025년 9월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이 4115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 2824억원보다 많았다. 다만 NICE신용평가는 차환 가능성과 담보여력 추가, 여신한도 계열 신뢰도, 정책자금 접근성 등을 근거로 단기유동성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

 

NICE신용평가는 “만기도래 차입금 상당 부분이 재조달 가능한 구조이며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금융비용과 투자집행 부담을 상회하는 점도 유동성 안정성 판단의 근거”라고 전했다.

 

결국 한화시스템의 경우 선행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순현금을 소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방산 호황·수출 확대·수주잔고 증가가 결합되며 차입 증가를 상쇄할 만큼의 현금창출능력이 확보됐다는 해석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번에 한화시스템이 부여받은 ‘AA’의 기업신용등급은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이 매우 높은 수준의 등급”으로 꼽힌다. 향후 등급 유지 여부는 신규 방산 수주 흐름, 필리조선소 수익성 정상화 속도, 초저궤도 위성·UAM 등 신규사업 상업화 여부 등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 재무 부담이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을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사업 안정성과 확장력이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