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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종근당 승계신호] ②경보제약 지분 활용법, 오너가 ‘지배력’ 지렛대

오너 3세 장남 이주원 이사, 20대 초반부터 지분 보유
이장한 회장의 지주사 지분 취득 출처, 자금줄로 부상

[편집자 주] 종근당그룹 계열사의 지분 구조 변경으로 점차 오너 3세를 향한 승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이장한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해 나간 이력을 살펴보고 오너 3세 시대를 위한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종근당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보제약은 사실상 오너가(家)의 의지로 설립됐다. 종근당그룹이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전문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후 이장한 회장 등이 보유한 경보제약 지분은 지주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경보제약이 오너 3세의 승계 지렛대로 활용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오너 2세인 이장한 회장과 부인 정재정 고촌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경보제약 지분 전량을 세 자녀에게 증여하면서다. 이로써 이장한 회장의 장남 이주원 종근당 이사는 경보제약 6.21%의 대주주가 됐다.

 

공시된 경보제약의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이장한 회장의 자녀인 이주원 이사와 이주경, 이주아 씨는 2008년에서부터 2011년 사이에서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장남 이주원 이사를 기준으로 보면 21세에서 24세 중에 이뤄진 일이다.

 

경보제약의 설립일은 1987년 3월 31일 의약품 원료 합성 판매업, 약품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1987년은 이주원 이사의 출생연도다. 이후 1998년 10월 종근당홀딩스(옛 종근당)가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양수해 소유지분율이 92%로 상승했다.

 

2001년에는 종근당홀딩스가 원료사업부문을 분할해 종근당바이오를 설립하면서 경보제약의 지분구조도 변화했다. 당시 경보제약의 지분은 종근당이 60.1%, 종근당바이오가 36.8%를 소유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지분구조는 2007년까지 이어졌다.

 

소폭의 지분율 변동은 있었지만 종근당이 최대주주, 종근당바이오가 2대 주주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부터 최대주주인 종근당의 지분율(59.3%)만 표기되다 2011년에서야 종근당 59.28%, 기타 40.72%로 주주 현황이 기재됐다.

 

 

기타에 해당하는 주주 명단은 2015년에 경보제약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공개됐다. 구체적으로 최대주주인 종근당홀딩스를 제외하면 이장한 회장 10.19%, 정재정 이사장 9.76%, 이주원 이사 6.92%, 이주경 씨 6.92%, 이주아 씨 6.92%로 기타 주주 명단이 구성됐다.

 

경보제약의 매출은 2008년(878억원)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상장 추진 직전인 2014년에 169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주요 매출처인 Nippon bulk와 종근당에 아트로바스타틴을 제조해 판매하는 거래 덕분이었다.

 

상장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오너 3세(이주원, 이주경, 이주아)는 2014년에 제3자인 주주 백영기 씨로부터 경보제약 지분을 양수했다. 이로써 이주원 이사의 지분은 해당 지분양수도를 통해 6.73%에서 6.92%로 상승했다. 취득자금 출처는 기재되지 않았다.

 

상장 후 2015년 말 종근당홀딩스의 경보제약 지분율은 33.36%로 줄었다. 이장한 회장은 8.87%, 정재정 이사장은 8.49%, 이주원 이사는 3.09%, 이주경 씨는 3.09%, 이주아 씨는 3.09% 지분을 보유한 형태가 됐다. 지분율은 줄었지만 상장사가 된 만큼 보유 주식 매매를 통한 활용도는 높아졌다. 

 

이를 기반으로 이장한 회장과 부인 정재정 이사장은 2017년에 보유한 경보제약 지분 일부를 종근당홀딩스에 매도하고, 이를 통해 종근당홀딩스 지분을 매입했다. 이장한 회장의 종근당홀딩스 지분율이 2016년 30.88%에서 2017년 33.73%로 상승한 배경이다.

 

종근당그룹으로서는 지주사 전환 후 이장한 회장과 정재정 이사장이 보유한 경보제약 지분을 활용해 지주사 요건 등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셈이다. 2017년 지주사 종근당홀딩스는 경보제약 지분 취득에 대해 지주사 전환 완료에 따른 자회사 지배력 제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거래와 같이 오너 3세인 이주원 이사도 종근당홀딩스의 지분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9월 8일 이장한 회장과 정재정 이사장은 남은 경보제약 지분 전량을 세 자녀에게 증여했다.

 

 

자세히는 이장한 회장의 장남 이주원 이사가 35만7503주, 장녀 이주경 씨가 30만주, 차녀 이주아 씨가 30만주를 수증했다. 수증한 9월 8일의 경보제약 종가는 4990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처분과 취득단가도 동일한 금액으로 표기됐다.

 

이는 이장한 회장이 2017년 경보제약 주식을 주당 1만3350원에 매도한 것에 비하면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때문에 이장한 회장과 정재정 이사장은 경보제약 지분을 세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그룹 관계자는 “증여한 지분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를 승계와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는 힘들다”며 “승계를 본격화하기 위한 움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