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조현범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옥중경영’이라는 부정적 표현 뒤엔, 위기 상황에서도 작동한 자율경영 체계가 있었다. FETV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시스템 경영이 어떻게 위기를 실적으로 바꿔냈는지, 그 구조적 복원력을 중심으로 짚어본다. |
[FETV=이신형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3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업계는 이상훈·안종선·박정수 3축 분할 경영 체제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분기 연결기준 분기 매출 5조4127억원, 분기 영업이익 5860억원, 분기순이익 38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4087억원)를 43.3%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조현범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올해 법정구속되면서 오너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이었지만 실적 성장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이러한 실적 견인의 배경에는 이상훈·안종선 사장과 박정수 전무 3축 체제의 분담 경영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마케팅과 경영, 재무관리라는 핵심 기능을 맡아 위기 상황에서도 조직 체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 단일 리더 중심보다 효율적인 분업형 운영 구조가 예상치 못한 오너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영 체제를 구성했다는 해석이다.
이상훈 사장은 199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내부 인사로 중국지부 영업담당, 본부장 그리고 구주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영업과 다양한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올해 3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동 대표이사겸 마케팅본부장을 맡아 영업 전략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한국타이어는 이 사장에 대해 “마케팅 및 글로벌 세일즈 전략에 특화된 전문가로 2018년부터 중국과 유럽 등 주요 글로벌 거점 지역에서 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며 “프리미엄 혁신 마케팅 및 OE(신차용 타이어) 포함한 글로벌 세일즈 등을 관장하며 외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안종선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21년 한국타이어로 영입된 외부 인사다. 영입 이후 그는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사장을 거쳐 조현범 회장과 합을 맞춰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로 ES사업부문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안 사장은 올해 3월 이상훈 사장과 함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동 대표이사겸 경영혁신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는 안 사장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사업본부장 COO(최고운영책임자)·CSO(최고전략책임자) 등을 역임한 비즈니스 전반의 경영 전문가”라며 “글로벌 혁신 및 R&D·생산·제조·품질 경쟁력 등 관장하며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고 밝혔다.
박정수 전무는 LG전자 미주 금융센터장을 지낸 후 2016년 한국타이어에 합류한 재무 전문가다. 이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재무팀 팀장, 재무회계담당을 거쳐 현재 재무회계부문장으로 재직중이다. 지난 3월 이상훈·안종선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돼 한국타이어의 재무 부문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해보면 이상훈 사장의 국내·외 마케팅 전략과 안종선 사장의 전사 경영 총괄 능력과 박정수 전무의 재무관리 역량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유기적인 시너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부문에 편중되지 않고 마케팅과 경영과 재무가 균형 있게 결합한 구조가 실적을 견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부 성장 인사와 외부 영입 인사가 조합된 인적 포트폴리오 역시 이번 성과의 기반이 됐다. 이상훈 사장은 조직문화와 판매 시장에 대해 가장 높은 이해력을 가진 내부 인력이다. 안종선 사장과 박정수 전무는 외부에서 확보한 경영·재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재무 체계를 정교하게 다진 것으로 보인다.
폐쇄적 구조가 아닌 혼합형 인적 운영 방식이 오너 부재 상황에서도 적절히 작동했다는 점은 향후 한국타이어의 지배구조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실적은 특정 리더 중심의 경영이 아닌 시스템 기반의 분업 구조가 효과를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오너리스크 해소 이후에도 해당 체재를 지속하며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