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최초로 인도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를 출시, 역대 최다 다운로드 기록을 세우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FETV가 크래프톤의 인도 진출 배경과 전략, 그리고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거둔 성과를 차례로 살펴본다. |
[FETV=신동현 기자]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 개척의 중책을 손현일 법인장에게 맡겼다. 펍지 CFO로 크래프톤과의 연을 시작한 그는 콘텐츠 현지화와 커뮤니티 구축 전략을 총괄하며 BGMI가 인도 게임 시장에서 최정상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펍지 CFO에서 인도 법인장으로… 크래프톤 인도 전략의 출발점
손현일 법인장은 현재의 크래프톤이 형성되기 전인 펍지 스튜디오 시절부터 함께해 온 재무통이다. 2004년부터 금융·재무 분야 경력을 쌓았으며 2017년 펍지 주식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펍지 CFO 시절부터 인도 시장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2020년 펍지와 크래프톤 통합 이후에는 투자본부장을 맡아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게임 및 IT 분야 투자에 참여했고 2021년부터는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을 맡고 있다.
◇현지화·커뮤니티 활성화로 '인도형 배틀그라운드' 구축
손 법인장이 이끈 인도 사업의 핵심은 현지 문화 이해와 접근성 개선, 커뮤니티 확장 등 전방위 전략이었다.
BGMI는 힌디어·타밀어·벵골어 등 주요 언어를 적용하고 지역별 보이스팩과 현지 번역을 제공해 ‘언어 장벽’을 먼저 해소했다. 디왈리·홀리·독립기념일 등 인도 명절에 맞춘 이벤트, 지역 연예인 및 크리켓 스타와의 협업 콘텐츠 등도 선보이며 문화적 친밀감을 높였다. 또 BGMI IP로 만든 애니메이션 및 웹툰이 현지 OTT에서 누적 1억 70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 출신 직원들이 지역별 운영과 콘텐츠 제작을 직접 담당한 점도 현지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아울러 청소년 연령 인증, 혈흔 효과 제거, 이용 시간 제한 등을 도입해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맞춘 ‘게임 리스폰스블리(Game Responsibly)’ 캠페인을 전개하며 현지 사회적 신뢰도 확보했다.
결제·접근성 개선도 병행했다. 인도의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을 고려해 1달러 단위 소액 결제, 오프라인 바우처 결제 등을 도입하고 유니핀 등 다양한 결제업체와 협력했다. 저사양 기기에서도 원활히 실행되도록 기술 최적화를 진행했으며 서버 확장과 네트워크 품질 개선으로 지역별 불만을 줄였다. 인도 최대 통신사 지오(Jio)와 전용 요금제 및 스킨을 출시한 것도 신규 이용자 유입 확대에 기여했다.
크래프톤은 BGMI 출시와 동시에 현지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며 커뮤니티 확장을 가속화했다. 2021년 BGIS 2021이 최대 시청자 46만명을 기록했고 같은 해 인도 정부가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하면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BGMI 마스터즈 시리즈(BGMS)는 인도 TV 스포츠 채널에서 최초로 생중계되며 2400만명의 동시 시청을 기록했고 이후 BGIS·BMPS 등 대형 리그를 통해 33만 팀이 참가했고 유튜브 시청자 수는 3400만명, 총 88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도 e스포츠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BGMI는 2021년 출시 1년 만에 1억명 이상 등록 이용자를 기록했고 2022년 누적 이용자는 2억명을 넘어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는 2억 4000만명을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2024년 10월 기준 3억건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은 약 2억 달러(약 2700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과금 이용자 수는 2025년 3분기 기준으로 2024년 연간 대비 34% 증가하며 수익성도 끌어올리고 있다.
크래프톤 인도법인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2025년 반기 기준 영업수익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연간 영업수익이 156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계속영업손익은 2021년 약 8억원 적자에서 2024년 5억6000만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5년 반기에는 97%가 감소한 15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한편 크래프톤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706억원, 영업이익 3486억원을 기록했고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