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생산적 금융을 위해 대규모 재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면서 자본비율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FETV는 금융지주사들의 자본비율 현황과 향후 변수 등에 대해 들여다봤다. |
[FETV=권현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 참여로 인한 CET1 비율 하락을 이익 창출로 방어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생산적 금융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그룹 수익성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관리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생각하는 CET1 비율의 적정 구간은 13.0~13.5% 사이다.
◇3Q CET1 비율 13.30%…전분기보다 0.09%p↓
하나금융그룹(이하 하나금융)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3분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30%로, 전분기 대비 0.09%p 하락했다.
3분기 CET1 비율 하락은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 CET1 비율 증감에는 당기손익(+0.40%p), 기타(+0.03%p)가 증가 요인으로, RWA(-0.37%p), 배당(-0.09%p), 자사주 매입(-0.06%p)가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3분기 전까지 1분기 13.24%, 2분기 13.39%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과 지난해 13.22%로, 변동이 없었으나 3분기 CET1 비율을 감안하면 반등한 셈이다.
RWA의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2.7%p 상승했다. 연간 기준 하나금융의 RWA 성장률은 2023년 8.2%, 지난해 7.6%, 올해 3분기 3.6%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힉을 통해 CET1 비율을 13.0~13.5% 구간에서 탄력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올해 RWA 성장률 목표는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4분기 CET1 비율의 경우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는 등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를 경우 은행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면서 RWA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 시 CET1 비율은 0.01~0.03%p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연말 자본비율과 관련해 “환율, 과징금, 배당 영향을 감안해 3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관련 자본비율 민감도는 10원당 2.5bp며 이익 민감도는 1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100조원 투입
하나금융은 최근 향후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전 관계사가 참여하는 ‘경제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관세피해기업 지원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금융소비자보호 ▲디지털금융 주도 ▲전국민 자산관리 지원 등 6개 분야에서 전사적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100조원 중 생산적 금융에는 84조원이, 포용금융 공급에는 16조원을 배정했다.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은 구체적으로 국민성장펀드 중 민간·국민·금융권 자금의 약 13%인 10조원 선제적 투입, 모험자본 공급 확대·민간 펀드 결성 등 그룹 자체 투자자금 10조원 별도 조성, AI·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 지원과 수출공급망 강화를 위한 64조원 규모 대출 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의 경우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경영안정·금융비용 완화를 위해 5년간 총 12조원, 청년·서민 등 금융취약계층 대상 5년간 약 4조원의 금융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의 생산적 금융 계획에 기업대출에 64조원, 투자에 20조원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서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향후 CET1 비율의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상황에 그룹 수익성, 자본비율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매년 약 20조원의 자본을 투입할 경우 RWA는 연간 12조원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WA 증가가 CET1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50bp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은 대출 성장을 통한 상쇄 효과를 반영해 CET1 비율의 하락 폭을 약 20bp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생산적 금융 확대 참여로 인한 CET1 비율 감소 영향을 이익 창출로 상쇄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생산적 금융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룹의 수익성 자체는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리할 계획”이라며 “RWA 증가에 따른 CET1 비율 감소 영향 등은 충분히 이익 창출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역시 하나금융의 생산적 금융 지원으로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이 크게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4조원 투자를 가정하면 CET1 비율은 –18bp 영향을 예상한다”며 “대출지원은 연간 13조~15조원이 집행될 예정인데 경상적 증가 폭이 13조원 내외이기 때문에 자본비율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원래 당기 순익 효과와 RWA 증가, 주주환원 등을 고려 시 연간 약 30bp 내외의 경상 CET1 비율 상승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에 따른 압력을 감안해도 CET1 비율이 크게 하락할 여지는 적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