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9 (일)

  • 맑음동두천 17.5℃
  • 맑음강릉 19.5℃
  • 맑음서울 17.5℃
  • 구름조금대전 18.6℃
  • 맑음대구 18.0℃
  • 맑음울산 18.0℃
  • 구름조금광주 17.8℃
  • 맑음부산 19.8℃
  • 구름조금고창 17.9℃
  • 맑음제주 20.5℃
  • 맑음강화 16.3℃
  • 맑음보은 17.4℃
  • 구름많음금산 17.5℃
  • 구름많음강진군 18.9℃
  • 구름조금경주시 18.6℃
  • 맑음거제 18.0℃
기상청 제공


화학·에너지


구조조정 직면 석유화학…효성화학, 생존전략은

효성화학, 올 상반기 부채비율 498.5%…주력 PP 부진 여파
지주사 5000억 지원, 체질 개선 없인 신용도 하락 압박 지속

[FETV=이신형 기자] 3년째 지속적자를 겪고 있는 효성화학이 지주사 효성의 5000억 규모 자금지원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어려운 업황과 수익성 저하로 인한 신용도 하방 압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효성화학을 비롯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현재 공급과잉으로 인한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설비가 대거 증설되면서 글로벌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연간 270~370만톤 감축과 고부가 스페셜티 전환을 골자로 하는 업계 자율 구조조정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주력인 폴리프로필렌(PP) 사업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약 6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3년말 부채비율은 4934.6%에 달했고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를 거쳐 올해 상반기 498.5%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특수가스·탱크터미널 사업 매각 등으로 일시적 현금이 유입됐으나 PP 부문의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근본적인 실적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설비 증설로 인해 2028년까지 역마진이 예상된다”며 “ PP사업의 이익창출력 회복 지연으로 최근 사업부 및 지분 매각을 통해 개선된 재무구조가 재차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주사인 효성이 자금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달 31일 효성화학에 대한 유동성 및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재무적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지원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채무보증 제공, 영구전환사채 인수, 유형자산(백금) 매입 및 재리스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효성은 효성화학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 2000억 규모의 자금보충을 제공한다. 효성화학의 POK(폴리케톤)사업부 관련 유형자산 및 효성화학이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여 예정인 자금 등을 담보로 제공받기로 했다.

 

또 효성은 효성화학이 설비를 위해 가지고 있던 약 2000억원 규모의 백금 자산(7만7157toz)을 매입해 재리스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수회에 걸쳐 취득하게 된다. 여기에 효성은 오는 12월 중에 효성화학이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후순위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한다.

 

 

효성은 이번 조치들을 총 5000억원 규모를 효성화학에 지원하며 차입부담 완화, 자본 확충,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이번 효성의 자금 지원으로 인해 “의미있는 유동성 보강이 예상된다”며 “만기 도래 시장성 차입금 상환 뿐만 아니라 해외종속법인 운영자금 등 단기 자금 수요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결돼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잔여 차입금 수준은 여전히 자체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약 1.5조원의 현금 유입을 바탕으로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미흡한 자체 영업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1조원을 상회하는 잔여 차입금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효성화학은 올해 들어 특수가스 사업부와 온산 탱크터미널, 베트남 법인 지분 등을 매각해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며 구조조정 여력을 마련했지만 특수가스 등 고수익 부문을 잃은 만큼 중장기 수익성 저하 우려도 커졌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효성의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단기 유동성 위기는 해소됐다고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이 추진 중인 일부 사업 매각과 주력 상품인 PP 생산 효율화 계획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신용도 하방 압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