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의 출국장 면세점 입찰 공고에 앞서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과 신규점 진출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으로 체급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최근 기업어음증권(일반 CP) 발행에 따른 증권신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는 투자위험요소와 함께 이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담았다. 특히 매출 비중 60%가 넘는 롯데면세점에 대한 향후 전략과 목표에 무게를 뒀다.
해당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면세사업은 영업권 입찰 등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2023년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한 것이 그 사례다.
롯데면세점은 입찰 고배를 마시며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10분의 1을 하회하는 수준이라서 롯데면세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철수는 임차료 절감으로 수익성 및 재무구조에 일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향후 매출규모 및 사업 포트폴리오 축소, 시장점유율 하락 등 경쟁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설명했다.
국내 면세시장에서 시내점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출국자 수에 따른 고정 수요가 발생하는 출국장 면세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공항에 재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최근 경쟁사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의 일부 구역 철수 결정으로 생겼다.
최근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의 철수 결정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지는 않았지만 롯데면세점은 향후 추가 입찰 공고 시 수익성 등을 고려해 입찰할 예정이라고 기재했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철수 결정에 따라 인천공항은 DF1,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사실상 롯데면세점으로서는 입찰 공고에 앞서 인천공항 재입성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물론 국내 경쟁사 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에 이어 해외 면세사업자까지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운영 경험 등 롯데면세점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인천공항 재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는 한편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M&A 방안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성장 기회가 존재한다고 판단되는 해외의 전략적 시장에서 면세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2016년 일본 동경 시내에 긴자면세점, 2019년 베트남 하노이 공항면세점과 다낭 시내면세점, 2020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2022년 호주 시드니시내면세점을 개점했다. 여기에 해외사업을 보다 더 확장하기 위해 M&A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았다. 호텔롯데는 2027년까지 총 1조5137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중 롯데면세점에 4491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면세사업장 확장과 개선, 해외에서는 면세사업권 취득 및 운영에 투입된다. 호텔롯데는 2027년까지 집행 예정인 1조5137억원은 추진 중인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여금, 보증금과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우호적 시장여건 형성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호텔롯데의 상장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기업 투명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목적으로 2016년 호텔롯데 IPO(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이를 철회한 후 현재까지 연기되고 있는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공고되면 이에 맞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