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BNK금융그룹이 지난해부터 줄이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을 최근 들어 다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PF 자산 일부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을 보수적으로 유지했으나 우량 사업장의 신규 딜이 늘어나면서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과거와 달리 PF 취급 전략의 무게 중심을 수익성에서 안정성으로 옮겼다. 기존에는 중·후순위나 브릿지론 단계 등에 참여하며 수익성을 추구했다면 신규 PF의 경우 보증서가 확보된 딜이나 1군 건설사가 추진하는 수도권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는 PF 시장 내 경쟁이 완화되면서 우량 사업장에 대한 진입 여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호금융권이 PF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하며 경쟁이 치열했지만 건전성 악화로 이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자금 공급이 급격히 위축됐다.
과거에는 5000억원 규모의 사업자금 모집에 7000억원 이상이 몰릴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한도를 채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우량 사업장조차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금리가 상승하자 BNK금융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선택적으로 PF를 취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BNK금융이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부동산PF 대출 익스포저는 6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6조9850억원) 이후 올해 2분기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3분기 들어 소폭 반등했다.

BNK금융은 부산·경남은행과 BNK캐피탈, BNK투자증권을 중심으로 PF를 취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남은행과 캐피탈을 중심으로 익스포저가 증가했으며 증가 규모는 경남은행 2380억원, 캐피탈 1310억원이다.
본PF를 중심으로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경남은행은 3분기 본PF 잔액은 2조667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730억원 늘었고 브릿지론도 650억원 증가했다. 캐피탈은 본PF가 1990억원 늘어난 반면 브릿지론은 680억원 줄었다. 그룹 전체로 보면 브릿지론보다 사업 안정성이 높은 본PF를 중심으로 자금이 재배분되면서 질적으로 안정된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량 사업장에 대한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룹 차원에서도 질적으로 개선된 PF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부산·경남은행과 캐피탈을 합한 전체 PF의 절반이 보증부로 취급됐으며 나머지도 1군 시행사가 직접 추진하는 사업 위주로 구성됐다. 부산은행은 3분기 중 약 3500억원을 신규 취급했는데 이 중 90~100%가 보증부 대출이다. 마진은 다소 낮은 편이지만 채권 보전이 충분히 확보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여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증부 PF의 경우 보증 범위(약 50%) 내에서는 충당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나머지 사업장들도 대부분 사업성이 우량해 일반 기업여신 대비 부담이 크지 않다. 이에 충당금 부담도 줄었다. 부동산PF 대출 익스포저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비율(CCR)은 오히려 감소했다. BNK금융 올 3분기 CCR은 0.63%로 전 분기 대비 0.11%p 하락했다. 올 1분기(0.93%)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