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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전자를 돌파하자, 시장의 시선이 공급망으로 옮겨갔다.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솔브레인 등 1차 벤더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삼성 수혜주’로 재평가되고 있다. 삼성의 몸집이 커질수록, 그를 떠받치는 엔진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 FETV는 삼성전자의 성장 뒤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는 협력사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
[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의 HBM4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공정 내열성과 플라즈마 안정성이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티씨케이는 반도체 식각공정용 세라믹·실리콘카바이드(SiC) 부품을 공급하며, 고온·고플라즈마 환경에서도 식각 균일도를 유지해 공정 신뢰성을 높이는 ‘세라믹 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티씨케이는 1996년 8월 7일 일본 도카이카본(Tokai Carbon Co., Ltd.)이 한국 내 파트너사들과 합작해 설립한 일본계 반도체 부품 전문기업이다.
설립 당시 사명은 ‘한국도카이카본㈜’으로, 고순도 흑연제품의 제조·수입 및 판매를 주력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1년 사명을 ‘티씨케이(TCK)’로 변경하고,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일본 본사인 도카이카본이 현재 지분 50.3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티씨케이는 도카이카본의 글로벌 세라믹·SiC 부품 생산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설립 초기 고순도 흑연 부품을 국산화하며 기반을 다졌고,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CVD-SiC 코팅 기술을 확보하며 세라믹 공정 부품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주력 사업은 반도체·태양전지·LED용 부품 제조로, 가공·고순화·CVD SiC 코팅의 일괄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용 SiC-Ring, SiC-Wafer, 고순도 그래파이트 및 LED용 서셉터(Susceptor) 등 고부가 소재를 생산한다.
2010년 안성 개정산단에 제2공장을 완공하며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2015·2016년 각각 102억·220억원, 2020년 363억원, 2024년 243억원을 투자해 HBM4·HBM5 대응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이러한 확장은 단순 증설이 아니라 HBM4 이후 공정의 열·플라즈마 내성 향상을 위한 기술 투자 성격이 짙었다는 평가다.
특히 SiC 코팅 두께 균일도와 내열 한계치(1500℃ 이상) 확보 기술은 삼성전자 라인 적용의 핵심 요건으로 꼽힌다. 이로써 고내열 SiC·쿼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CAPA(생산능력) 체계를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 아래 티씨케이는 HBM 공정 내에서 고온 플라즈마에 직접 노출되는 식각 부품을 담당하며 한미반도체, 하나머티리얼즈와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소재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상 Solid SiC(반도체 공정 부품)가 전체 매출의 81.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반도체용 고순도 흑연제품이 11%, LED·반도체 서셉터(Susceptor)가 6.6%를 차지한다. 플라즈마 저항성과 내열성을 극대화한 SiC 코팅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제조사와 LAM리서치·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장비사에 납품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1510억원, 영업이익 429억원, 순이익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 14.1%, 2.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8.4%로 국내 반도체 소재 벤더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8%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마진 구조가 장비 경기 사이클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iC·쿼츠 등 고부가 부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며 단가 방어력이 강화되고, HBM4 이후 공정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씨케이는 올해 들어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3분기(7~9월) 매출액은 792억4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8%대를 유지하며, SiC·쿼츠 등 고부가 부품 매출 확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티씨케이는 최근 3년간 글로벌 장비사로부터 ‘Best Supplier Award’를 연속 수상했다. LAM리서치·SK실트론·TEL Korea 등 주요 고객사 품질 인증을 확보했으며, 2024년 7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첨단기술제품’ 확인서를 취득했다. 이 같은 기술력은 삼성전자의 HBM4를 넘어 HBM5·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차세대 공정 확산에도 대응 가능한 기반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HBM4 이후 공정은 고온·고밀도 플라즈마 환경에서 세라믹 부품의 내열성과 코팅 균일도가 수율을 결정한다”며 “티씨케이는 소재단에서 공정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대표 기업으로, 삼성전자 HBM 생태계의 핵심 세라믹 축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