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은행권이 최근 임베디드 금융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단발적인 협업을 넘어 업무협약을 통한 지속적인 협력 사례도 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이 부각된 것은 은행과 비금융사가 각자 업권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새로운 활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FETV에서는 주요 은행들의 임베디드 금융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
[FETV=권현원 기자]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이 임베디드 금융 전담 조직을 활용한 영역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금융사와의 제휴 영역도 현재 생활 플랫폼과의 협업에서 향후 모빌리티·유통 등 다양한 산업 플랫폼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우기술과 협력한 'NH임베디드플랫폼' 연내 단계적 구축 계획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5월 IT 전문기업 다우기술과의 협력을 통해 ‘NH임베디드플랫폼’을 연내 단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NH임베디드플랫폼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기업 등 비금융 제휴사의 플랫폼 내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 뱅킹서비스를 탑재해 기업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자체 플랫폼에서 기업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서도 다우기술의 경영지원 플랫폼인 ‘다우오피스’ 내에 API를 연계해 계좌조회, 환율조회, 이체, 결제, 집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삼일회계법인, 핑거와도 임베디드뱅킹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이들과 맺은 ‘중소기업의 경영지원 및 금융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오는 12월 삼일회계법인과 핑거가 공동개발한 ERP 플랫폼(스텔라·파로스)에 NH임베디드플랫폼을 연계해 고객이 플랫폼에서 계좌조회, 자금이체, 급여이체 등의 주요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플랫폼과의 제휴도 늘려나가고 있다. 농협은행은 6월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의 간편결제서비스 컬리페이와 ‘금융·유통 결합 혁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농협은행은 컬리페이와 컬리페이 제휴통장 출시·임베디드금융 제공, 컬리 공급사 동반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양사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홍보·상호마케팅, 콘텐츠 개발 등 다방면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8월에는 당근페이와 업무협약을 맺고, 당근 이용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 금융서비스(금융API 등) 제공, 당근페이 기업간거래(B2B) 정산 프로세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제휴사업 확대 및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우선적으로 당근의 부동산 서비스에 안심거래API를 연계해 고액 거래 시 안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공동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안심거래API는 입출금 통제가 가능한 가상계좌 기반 에스크로형 자금정산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부동산 계약금 등 고액 거래 자금을 농협은행이 안전하게 분리 보관하고, 구매자가 정상거래 여부를 확인한 이후에만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하는 구조로, 금액 한도 제한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임베디드금융국 올해 신설…‘컬리·당근페이’ 추진 사업 영역
이러한 농협은행의 임베디드 금융 확대의 중심에는 올해 신설된 임베디드금융국이 있다. 임베디드금융국은 비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해 임베디드 금융 사업을 기획·추진하는 조직이다.
임베디드금융국은 기업금융 부문 산하 기업디지털플랫폼부 안에 위치해 있으며 배종찬 국장 등 2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임베디드 금융이 금융 생태계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비금융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전문 조직 필요성이 커지면서 임베디드금융국을 출범시키게 됐다는 것이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의 임베디드금융국은 고객이 평소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 내에서 금융 혜택과 제휴 혜택을 한 번에 누리게 해 ‘고객의 일상 속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사업의 목표로 삼고 있다. 농협은행이 진행한 컬리페이와 당근페이와의 협업은 임베디드금융국의 주요 추진 사업들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그룹 차원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사업 영역이다. 실제 NH농협금융지주는 6월 신사업추진협의회를 열고, 임베디드 금융 등 외부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사업추진협의회는 디지털금융의 핵심 소비자인 2030 고객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룹이 나아가야 할 신사업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농협은행은 앞으로 중소기업·공공기관·ERP기업 등과의 협업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BaaS(서비스형 뱅킹) 전략을 확장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는 생활·모빌리티·유통 등 다양한 산업 플랫폼으로 제휴 영역을 확대하고, API 기반 금융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