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어떤 기업이든 성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축이 있다. HD현대는 그 축을 ‘리더십 전환’에서 찾고 있다. 최근 HD현대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기선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조선·기계부문 중심의 인사 변화를 단행했다. FETV는 이번 인사를 통해 HD현대가 세대교체를 넘어 어떤 전략과 시너지로 새로운 성장 국면을 준비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
[FETV=이신형 기자] HD현대가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과 기계 HD현대의 두 핵심 축을 상징하는 인사들의 동반 승진으로 정기선 회장 체제의 ‘투트랙 리더십’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진행된 HD현대의 사장단 인사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과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두 인물 모두 1961년생으로 HD현대의 주요 계열사에서 주요직을 맡으며 40년 가까이 근무해온 탄탄한 경력의 내부 인사로 평가된다.
이상균 부회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생산 부문을 시작으로 HD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와 HD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대표를 거쳤다. 2021년부터는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서 그룹의 주력인 조선 부문을 총괄하며 상선과 특수선 분야에서 꾸준한 수주 확대를 이끌었다. 최근 조선업 호황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진 현장형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함께 승진한 금석호 HD현대중공업 사장과 함께 HD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체제를 꾸리게 된다. 조선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산과 경영의 투톱 체제를 구축해 균형 잡힌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영철 부회장은 재무와 경영관리 전문가로 지주 및 계열사를 포괄적으로 거친 경영 실무형 인사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오일뱅크 경영본부장,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기계 부문 통합과 수익성을 개편을 위한 구조 개편을 이끌어왔다. 대표이사를 지난 2021년부터 맡아왔다. 최근에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 실무를 총괄하며 기계 사업의 경쟁력 강화 작업을 주도했다.
특히 조 부회장은 이번에 부회장 승진과 함께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에 따라 조 부회장은 향후 정기선 회장과 함께 그룹 전체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사업 구조 조정, 신사업 추진 등 핵심 경영 현안을 함께 이끌게 된다.
건설기계부문를 이끌었던 조 부회장의 HD현대 공동대표 인사에는 조선 중심의 전통적인 사업 구조에서 기계, 로봇 등 비조선 부문의 비중도 확대하겠다는 정기선 체제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변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균 부회장이 조선 부문의 생산과 현장을 대표한다면 조영철 부회장은 전체적인 계열사의 경영과 전략 그리고 건설기계 부문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1980년대 현대중공업의 성장기를 함께 겪으며 조직 변화를 직접 경험한 실무형 인사라는 점에서 HD현대가 강조하는 ‘신·구 리더십 조화’를 위한 완성형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두 부회장 승진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HD현대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조선 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이상균·금석호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다지고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조영철 HD현대 공동대표를 기반으로 송희준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체계를 구축해 전략과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기선 회장은 두 부문을 각 부회장들과의 협의를 통해 그룹 전체의 사업을 총괄하며 그룹 차원의 일원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한다. 또 외부 인사 영입보다 내부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리더십 전환을 통해 조직 연속성과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신·구 경영진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병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장 경험과 전략, 전통과 변화의 균형이 이번 인사에서 리더십의 새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이상균·조영철 두 부회장의 동반 부상은 HD현대가 조선과 건설기계라는 양대 축을 강화하기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정기선 회장의 ‘퓨처빌더(Future Builder)’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선·기계 부문의 ‘투트랙 리더십’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