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안정적(Stable)’에서 ‘BBB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3년 만의 변화다.
S&P는 “전장(VS)사업의 안정적 성장, 인도법인 상장으로 인한 현금 유입,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신용도 개선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경기 둔화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 속에서도 주력사업의 수익성과 재무여력이 강화된 점이 반영된 결과다.
LG전자의 3분기 연결 매출은 21조875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6889억원으로 시장 예상치(6005억원)를 웃돌았다. TV를 제외한 생활가전(H&A), 전장(VS), 에너지솔루션(ES) 등 주요 비(非)TV 사업부문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인포테인먼트(IVI), 전력전자(PE), 조명시스템(LS)으로 구성돼 있다. 2024년 매출은 10조605억원으로 전체의 12.1%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약 8% 성장했다. GM·스텔란티스·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하며 단가 개선과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장사업은 수주산업 특성상 단기 실적 변동이 적고, 완성차 고객사와의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매출 안정성이 높다. LG전자는 2025년까지 누적 수주잔고 1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포테인먼트와 전력전자 중심의 매출 믹스 개선이 수익성 확대를 이끌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1999583365_c8193a.png?iqs=0.8868584810154821)
생활가전은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냉난방공조(HVAC)·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 등 신규 수요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이에 따라 단기 수익은 가전이 방어하고 중장기 성장은 전장이 받치는 ‘투트랙’ 구조가 자리 잡았다.
S&P는 “전장부문 성장세가 경기민감형 사업의 변동성을 완화시키고 있다”며“사업 안정성이 높아진 점이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유입된 약 1조8000억원의 현금도 신용도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상장대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과 유동성 확보에 활용하며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고, 순차입금 의존도는 낮아졌다.
S&P는 “현금흐름 안정성이 개선된 점이 등급 전망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향후 인도 내 상장사로서 투명성 강화와 현지 시장 내 밸류 프리미엄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분 36.72%를 보유한 관계사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회복도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OLED 중심의 구조조정과 차량용 채널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적자폭이 줄었다.
이번 등급 전망 상향은 단기 실적 개선이 아닌 사업 체질 변화에 대한 평가로 해석된다. LG전자가 가전·TV 중심의 경기민감형 구조에서 벗어나, 전장·공조·B2B 중심의 안정형 구조로 이동한 것이 결정적이다.
현재 LG전자는 S&P와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2곳에서 모두 ‘긍정적’ 전망을 확보했다. 이는 향후 등급 상향 여지를 열어둔 셈이지만, 전장 수익성의 안정화 속도와 가전 수요 둔화가 등급 상향 폭을 제약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