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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유증' 티앤알바이오팹, 재무위기 넘어설 마지막 카드 ‘화장품’

전환사채 조기상환 '코 앞', 생존걸린 자금 조달
자회사 블리스팩 지분 활용한 방안도 고려 예정

[FETV=김선호 기자] 3D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이 생존을 위한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재무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카드로 ‘화장품’을 내세웠다. 2024년 인수한 화장품 전문기업 블리스팩을 활용해 향후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최근 주당 최종 발행가액을 1425원으로 확정하고 일반 공모청약 단계에 진입했다. 최종 발행가액 기준 이번 유상증자로 모집하고자 하는 총액은 227억원이다. 이를 시설자금(12억원), 운영자금(47억원), 채무상환자금(168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할 168억원은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는 즉시 올해 4분기 중에 모두 소진할 방침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각각 50억원, 17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조기상환일이 2015년 11월 6일, 11월 4일에 도래함에 따른 대응으로 이번 유상증자에 나서게 된 셈이다.

 

 

올해 4분기에 조기상환일이 도래하는 교환사채의 규모는 224억원이다. 유상증자로 해당 규모의 자금을 모두 마련하고자 했지만 발행가액이 낮아짐에 따라 이를 모두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부족한 부분은 자체 보유 자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 이후에도 실적 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인수인의 의견을 통해 재생의학 시장은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산업이지만 티앤알바이오팹은 추정 손익과 실제 실적 괴리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의 사업부문은 재생의학(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바이오잉크, 생분해성 인공지지체, 3D 오가노이드, 3D 세포치료제), 바이오써지컬솔루션, 화장품으로 구성된다. 현재 최대주주는 윤원수 대표로 2013년 연구진과 함께 티앤알바이오팹을 설립했다.

 

이후 2018년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총 공모금액은 216억원으로 이를 시설자금과 연구개발비에 투입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때만 해도 2022년에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CMF(두개악안면) 재건, 교정 및 성형 등 생분해성 인공지지체에 이어 3D 바이오 프린팅시스템, 바이오잉크, 3D 오가노이드 매출을 끌어올려 2020년에 영업이익을 흑자전환시키고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나가는 전망치를 내놨다.

 

그러나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주력사업을 바탕으로 한 연평균 매출은 50억원에 그쳤다.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 판관비 부담으로 인해 지속적인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전환사채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상반기 말 티앤알바이오팹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94.3%에 달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코스닥 상장을 하며 제시한 추정 손익과 실제 실적 간 괴리가 커지면서 재무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이번 유상증자에 생존이 걸려 있는 양상이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티앤알바이오팹의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에도 흑자전환이 지연되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위험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완료되지 않으면 부채비율과 이자 부담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티앤알바이오팹은 화장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인수한 블리스팩에 대해 동결건조 및 블리스터 기술과 제조역량을 보유한 화장품 OEM·ODM 기업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재생의학 노하우를 결합시켜 성장을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블리스팩에서 의료기기 2등급으로 분류되는 코스메슈티컬 제품군(MD크림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화장품 OEM·ODM 사업을 강화하면 글로벌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 중 일부를 화장품 사업에 투입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기존 재생의학 분야에 투입되는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로 인해 발생하는 영업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투자설명서에 100% 지분을 보유한 블리스팩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기재했다.

 

티앤알바이오팹 측은 추가적으로 “유동성 위기 발생 시 판매부진으로 장기 재고화된 제품을 염가로 판매해 현금을 도모하고 장기 미수채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회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재무안정성 확보를 위해 고정비성 지출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