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김병관 전 의원의 경영진 복귀가 웹젠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김 전 의원은 정치 입문 전 웹젠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R2’, ‘뮤 오리진’ 등의 개발을 총괄해 웹젠의 전성기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웹젠은 IP 노후화와 신작 부재로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병관 전 의원, 10년 만의 게임업계 복귀
웹젠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김병관 전 의원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그가 2016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약 10년 만의 복귀다.
김 전 의원은 넥슨 개발팀에서 경력을 시작해 2000년 IT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 창업했다. 2003년에 솔루션홀딩스가 NHN(현 네이버)에 합병되면서 NHN의 핵심 인력으로 합류했고 게임제작실장과 한게임사업본부 부문장 등을 맡아 ‘R2’, ‘아크로드2’ 등 대형 MMORPG를 총괄했다. 이 시기 NHN이 캐주얼 중심에서 하드코어 게임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5년에는 NHN게임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자체 개발력 강화와 외부 스튜디오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2010년 NHN게임스가 웹젠을 흡수합병하면서 그는 합병 법인의 각자대표로 선임돼 개발과 사업 부문을 총괄했다.
2012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프로젝트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2015년 출시한 ‘뮤 오리진’은 출시 첫해 약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뮤’ IP 매출을 1년 만에 221억원에서 2069억원으로 9배 늘렸고 2년 누적 매출은 3800억원에 달했다.
‘뮤 오리진’의 흥행으로 웹젠 실적도 급등했다. 2014년 연결기준 매출 734억원이던 웹젠은 2015년 2분기에만 713억원을 올리며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상승한 242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웹젠을 떠났다.
◇웹젠, 신작 부재·IP 노후로 실적 둔화…신작 흥행도 ‘반짝’
김병관 전 의원이 떠난 뒤에도 웹젠은 ‘뮤 오리진2’, ‘뮤 아크엔젤’ 등 ‘뮤(MU)’ IP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며 한동안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매출은 약 1870억원, 평균 영업이익은 약 549억원 수준이었다. ‘뮤 오리진’ 시리즈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유지했지만 연도별 실적 변동폭은 컸다. 2018년 ‘뮤 오리진2’ 흥행으로 일시적 상승세를 보였으나 2019년에는 신작 부재와 기존 IP 매출 둔화로 성장세가 꺾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타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년간 연평균 매출 2736억원, 영업이익 약 981억원을 기록했으며 신작인 ‘뮤 아크엔젤’과 ‘R2M’ 흥행, 동남아 시장 확장에 힘입어 글로벌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자료 웹젠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292598821_4d4209.png?iqs=0.4203601266969802)
하지만 2023년부터 성장세가 다시 둔화됐다. 2023년 매출은 1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39.9% 급감했다. 신작 부재로 ‘뮤 온라인’, ‘R2’, ‘메틴2’ 등 기존작 매출이 줄은 와중에 매출의 70% 이상이 ‘뮤’ IP에 집중되면서 IP 집중 리스크가 커졌다.
2024년에는 ‘뮤 모나크2’ 출시 효과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노후화된 주요 타이틀과 신규 IP 부재로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매출 807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49% 감소했다. ‘뮤 모나크2’ 이후 대형 신작이 부재한 데다 국내 모바일 시장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며 ‘R2’·‘메틴2’ 등 장기 서비스 타이틀 매출이 하락한 것이 원인이었다.
![[자료 웹젠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294399252_dcaea0.png?iqs=0.8181515427803809)
정리하자면 웹젠은 2023년 이후 장기 흥행작의 매출이 하락하는 가운데 신작 라인업 공백이 길어졌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뮤’ 시리즈에 쏠리면서 리스크가 커졌다. 여기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소비 위축과 콘텐츠 노후화까지 겹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웹젠은 지난 9월 18일과 25일 각각 ‘뮤: 포켓나이츠’와 ‘R2 오리진’을 출시하며 신작 공백 해소에 나섰다. 두 작품은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나 10월 기준 매출 순위는 각각 101위와 107위로 하락했다.
최근 출시한 신작들도 초반 흥행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실적 반등의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웹젠의 흥행 기반을 마련했던 김병관 전 의원의 복귀는 이러한 침체된 분위기에 반전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