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지혜 기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손잡은 조인트벤처(JV) 자회사 지마켓(G마켓)이 ‘글로벌 로컬 마켓(Global-Local Market)’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동시에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지마켓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지마켓의 향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지마켓은 내년 한 해에만 7000억원을 투입하며 셀러 중심 상생 구조, 해외 시장 확장,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3대 핵심 축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마켓 장승환 대표가 21일 서울 코엑스 ‘지마켓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의 향후 사업 전략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지혜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184818488_16b1c6.jpg?iqs=0.04430908654825205)
지마켓 장승환(제임스 장) 대표는 “지마켓이 다시 한 번 국내 1등 오픈마켓으로 올라서기 위해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지마켓은 곧 클로벌 로컬 마켓이라는 비전을 실현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쿠팡·네이버·SSG 등 국내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은 내수 중심의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마켓은 ‘글로벌 JV’라는 독보적 구조를 활용해 K-셀러의 수출 채널이자 글로벌 커머스 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알리바바의 AI·물류 인프라, 신세계의 유통 네트워크, 지마켓의 셀러 기반 플랫폼 역량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로컬 마켓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마켓은 향후 2030년까지 거래액(GMV)을 현재 대비 100% 이상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내년에 지원될 7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은 셀러 지원 5000억원, 고객 프로모션 1000억원, AI 기술 고도화 1000억원 등에 사용된다. 회사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셀러가 가장 신뢰하는 오픈마켓과 AI로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쇼핑몰로 변모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셀러 지원에 연 5000억 지원…“셀러 성장이 곧 지마켓 성장”
![지마켓 이민규 영업본부장이 21일 서울 코엑스 ‘지마켓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의 셀러 혜택 및 지원강화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지혜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197087693_cd7574.jpg?iqs=0.6279420104368404)
지마켓은 전체 투자금 중 가장 큰 규모인 5000억원을 셀러 지원에 집중한다. 기존 입점 셀러의 매출 확대를 위한 직접 판촉 지원금 3500억원, ‘빅스마일데이’ 등 대형 프로모션에서 발생하는 고객 할인 비용 전액 부담, 쿠폰 수수료 폐지(연 500억원 규모) 등을 통해 판매자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또한 중소·영세 셀러 육성 예산을 기존보다 50% 늘어난 2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신규 셀러를 위한 ‘제로(0) 수수료 제도’를 도입해 초기 정착을 돕는다. 입점 지원과 맞춤형 컨설팅을 위한 전문 인력 100명도 채용한다.
셀러 혜택 및 지원강화 세션을 진행한 지마켓 이민규 영업본부장은 “셀러가 곧 플랫폼의 경쟁력”이라며 “지마켓은 판매자의 성장 기반을 만들고, 상생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커머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시작으로 글로벌 판로 확대…“5년 내 역직구 1조 달성”
지마켓은 신세계·알리바바 JV 출범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재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지역 플랫폼 ‘라자다(Lazada)’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며 K-뷰티 중심 첫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마켓 이민기 Seller Growth 담당이 21일 서울 코엑스 ‘지마켓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의 해외 판로 확대 및 수출 지원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지혜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184853589_38c86c.jpg?iqs=0.7280179500622612)
라자다는 동남아 전역에서 약 1억6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초대형 플랫폼이다. 지마켓은 현재 약 2000만 개 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남아시아와 남유럽(스페인, 포르투갈)을 거쳐 2027년까지 북미, 중남미, 중동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 판로 확대 및 수출 지원 세션을 맡은 이민기 Seller Growth 담당은 “글로벌 K콘텐츠 확산에 따라 K-뷰티, K패션, K푸드 등 한국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셀러를 위한 온라인 수출 허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역직구 확대를 통해 지마켓은 5년내 1조원 이상 연간 거래액(GMV)을 달성하고 수억명에 달하는 신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로 초개인화 쇼핑 구현…“나를 가장 잘 아는 플랫폼”
지마켓은 연간 1000억원을 AI 기술 개발에 투자해 맞춤형 커머스 경험을 극대화한다. 알리바바의 AI 기술력을 도입해 딥러닝 기반 추천 시스템, 멀티모달 검색 기능, AI 광고 자동화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고객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처럼 감각적 키워드로 검색해도 이미지와 비정형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정확도 높은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AI는 광고 효율 관리 자동화에도 활용된다. 상품 특성과 고객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광고 타깃을 찾아주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마켓 김정우 PX본부장이 21일 서울 코엑스 ‘지마켓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의 AI 기반 검색·추천 기능 강화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지혜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184875923_537a01.jpg?iqs=0.23462736609219104)
김정우 PX본부장은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질 개선을 마치고 내년부터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재도약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셀러와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상생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지마켓은 이번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거래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가 찾는 K-커머스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음은 지마켓 미디어데이 질의응답 전문이다.
![(왼쪽부터) 지마켓 장승환 대표, 이민규 영업본부장, 이민기 Seller Growth 담당, 김정우 PX 본부장 [사진 이지혜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18490057_e47a0a.jpg?iqs=0.9838301380101634)
Q. 국내 이커머스와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A. 장승환 대표
한국의 이커머스는 상품 품질, 가격, 서비스 등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다. 반면 해외 시장은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처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많이 결합한 형태로 발전했다. 게임화, 라이브쇼핑, 커뮤니티형 소비가 활발하다. 한국 소비자들도 단순히 빠르게 구매하는 것 외에 ‘재미있는 쇼핑’을 원하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가 충분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마켓 투 글로벌(Gmarket to Global)’ 프로젝트는 플랫폼 자체를 수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상품을 각국 시장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해 제공하는 것이다. K-콘텐츠 확산 이후 해외 소비자의 한국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로 진출해있는 한국 상품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문화적 수요를 기반으로 지마켓이 다양한 한국 상품을 글로벌 고객에게 연결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Q. 고객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가 있는데, 보안 대책은 어떻게 마련되어 있나?
A. 김정우 PX본부장
지마켓 고객 정보는 지마켓이 단독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진다. 합작법인 이후에도 개인 정보는 국내 서버에 저장되며, AI 학습용 데이터 역시 국내 독립 클라우드 환경에서만 사용된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전혀 전송되지 않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와 권한 관리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이다. 따라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Q. 이번 변화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하나? 쿠팡 네이버 등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은?
A. 장승환 대표
지마켓은 신세계의 유통 경쟁력과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 역량을 결합한 합작 모델이기에 두 회사의 장점을 살려서 차별화를 둘 수 있다. 신세계 그룹은 대한민국 유통 강자이고 알리바바는 글로벌로 여러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해외 판매자 파트너의 상품을 파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신세계 그룹과도 더 다양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스템 업그레이드 완료 후에는 기술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쿠팡·네이버 등과 다른 포지션을 확립하겠다. 이후 더 큰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Q. 지마켓이 제시한 ‘글로벌 로컬 마켓’ 비전을 실현하는 데 가장 큰 숙제(과제)는 무엇인가?
A. 장승환 대표 / 김정우 PX본부장
이번에 발표한 ‘글로벌 로컬 마켓’은 사실 지마켓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합작할 때부터 세워온 비전이다. 이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 자금, 실행 계획은 이미 다 확보되어 있고 현재는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단계에 있다.
가장 큰 숙제는 기술 시스템 개선이다. 지마켓은 대한민국 1세대 이커머스로서 방대한 경험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오랜 기간 운영된 플랫폼이다 보니 시스템 노후화로 인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금 지마켓이 가장 집중하는 건 전면적인 시스템 업그레이이다. 이게 바로 첫 번째 스텝이자 비전 실현의 핵심 숙제다.
현재 플랫폼은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안정성·확장성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대대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인프라 지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인프라와 시스템 구조 자체를 전면 개편하고, 2단계는 AI 기술 접목, 신규 서비스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하며, 완료 시점에는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Q.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지마켓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A. 장승환 대표
두 플랫폼은 별도로 운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조건에서도 분리 운영이 명시됐고, 서로 통합하거나 법인 내 추가 플랫폼을 편입할 계획은 없다. 대신 신세계의 생태계(이마트·SSG닷컴 등)와 알리바바의 글로벌 생태계를 기술적으로 연동해 시너지를 높일 예정이다.
Q. 알리바바 해외 계열사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고, 알리바바의 광군절 행사에도 참여하나?
A. 이민규 영업본부장
올해 11월 싱글데이와 광군절에 지마켓 셀러들이 참여한다. 라자다를 통해 등록된 한국 상품이 현지 고객에게 노출되고 판매된다. 향후 200개 이상 국가로 확장하며, 알리바바 네트워크 내 공동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마켓 셀러가 해외 플랫폼 행사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간편한 연동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현재는 라자다 중심이지만 향후 타국 플랫폼과도 제휴를 넓혀 셀러의 글로벌 판매 기회를 확대하겠다.
Q. 신세계와 추진 중인 유니버스 멤버십·당일배송 사업은 계속되나?
A. 장승환 대표
협업은 계속된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갖고 있는 상품 품질과 경쟁력을 지마켓이 현재 상황에서 100% 구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기술 개발을 통해 통합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년에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온·오프라인 융합 커머스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구체적 디자인과 서비스는 별도로 공개하겠다.
Q. 알리바바 셀러의 국내 진출도 허용되나? 그렇다면 국내 중소 셀러들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진 않나?
A. 이민기 Seller Growth 담당
지마켓은 오픈마켓 구조다. 따라서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셀러의 상품들이 등록되고 판매될 수 있다. 해외 셀러의 입점은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다. 국내 중소 셀러의 피해를 막기 위해 판매자 교육, 수수료 지원, 상생 프로그램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해외 셀러와 국내 셀러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
Q. 옥션(Auction) 플랫폼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나?
A. 이민규 영업본부장, 장승환 대표
지마켓과 옥션은 서로 다른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구매 성향과 충성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두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다. 옥션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옥션 셀러 역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함께 지원받게 된다. 옥션과 지마켓의 기존 충성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향후 지마켓 리브랜딩 시점에 두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전략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