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으로 한 단계 떨어졌던 신용등급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 철회와 대규모 차입으로 ‘AA+’에서 ‘AA’로 하향됐지만, 분쟁이 일단락되고 재무지표가 개선되면서 신용도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27일 NICE신용평가는 고려아연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자기주식 매입(1조8000억원)과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투자(약 6700억원) 등 대규모 자금 집행이 이뤄지며 차입이 급증한 점이 반영됐다. NICE신용평가는 “단기 재무부담이 확대됐으나 귀금속·희소금속 중심의 안정적 현금창출력이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영권 분쟁은 한국기업평가가 2024년 11월 19일 고려아연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으로 등록한 주 원인이기도 했다. 당시 유상증자 철회로 공개매수(1.8조원) 자금이 그대로 유출돼 순차입금이 3170억원에서 1조9800억원으로 늘고, 부채비율도 44.6%에서 73.6%로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무차입 상태의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단기간에 저하됐다”며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고려아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09456379929_8138d3.jpg?iqs=0.8514582325262692)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0월 15일 무보증사채 등급을 ‘AA+/부정적’에서‘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차입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해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의 등급 하락은 경영권 분쟁이 촉발한 대규모 차입에서 비롯됐다.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오너가(家) 갈등은 회사의 유상증자 철회로 번졌고, 그 부담이 곧 재무구조에 반영됐다. 그러나 현재 분쟁은 해소됐고, 회사 측은 차입금 상환 및 재무지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약 89%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조정순차입금/EBITDA는 2.4배였다. 주요 제품인 귀금속·희소금속 가격 강세가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등급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올해 7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 귀금속·희소금속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 상승하며 실적 방어력이 강화됐다”며 “매출액 대비 이익률(GPM) 80% 수준을 시현하는 등 현금창출력이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화 강세와 낮은 제련수수료가 단기 실적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2025년 자기주식 소각과 총주주환원율 상승이 주가 및 신용도 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