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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부동산신탁사 점검] 하나자산신탁, 책임준공 리스크 피하며 ‘선방’…수탁고 회복·흑자 유지

대손준비금 중심의 리스크 관리…책준형 소송 無, 재무안정성 돋보여
건설경기 침체로 토지신탁 수익 급감…이자·담보신탁이 하락분 방어

〈편집자 주〉 국내 부동산신탁업은 14개사가 경쟁하는 427조원대 시장으로 단순 담보관리에서 개발형·책임준공형 신탁까지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 규제 강화로 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부동산신탁업의 현주소와 각 사별 전략·리스크·전망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FETV=박원일 기자] 하나자산신탁이 경쟁 신탁사들과 달리 책임준공 소송 리스크를 비켜가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손준비금 중심의 리스크 관리 전략과 고수익 신탁 포트폴리오 개편이 맞물리며 수탁고와 수익성 모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1999년 설립 후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 인가를 받아 부동산신탁회사로 바뀌었다. 2010년에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됐고 2011년 하나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가 됐다. 2013년 12월 사명을 기존 하나다올신탁에서 현재의 하나자산신탁으로 변경했다.

 

 

하나자산신탁의 2025년 상반기 매출액은 769억원으로 전년동기(811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토지신탁 보수가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 토지신탁 보수는 46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373억원에 그쳐 매출 규모 전반이 축소됐다. 다만 이자수익과 담보신탁 보수 증가가 감소분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담보신탁 보수는 47억원에서 63억원으로 34.0% 증가했고 이자수익은 137억원에서 213억원으로 55.5% 늘었다.

 

매출 감소 여파로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전년동기(504억원) 대비 18.3% 줄었다. 순손익 역시 364억원에서 310억원으로 14.8% 감소했다. 적자 전환 없이 흑자를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같은 금융지주 계열인 KB부동산신탁과 우리자산신탁이 충당금 적립과 채권 상각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래 실적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수탁고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2024년 상반기 말 41조8673억원에서 지난해 말 39조4524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41조3137억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토지신탁 수탁고가 지난해 상반기 16조716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조437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1조5662억원에서

1조6686억원으로 6.5% 늘었다. 같은 기간 담보신탁 수탁고는 24조643억원에서 23조7706억원으로 1.2% 감소했지만 고수익 담보신탁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수료 수익은 47억원에서 63억원으로 34% 늘었다.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탁계정대'는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투입되는 신탁사 자금이다. 추후 회수하지 못하면 해당 신탁사의 손실로 인식된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3885억원이던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말 5661억원, 2025년 상반기 6350억원으로 늘었다. 신탁계정대 충당금 규모도 같은 기간 262억원→644억원→727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나자산신탁은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대손준비금 적립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654억원 규모의 대손준비금을 적립했고 이를 통해 준비금 잔액은 121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준비금은 자본 항목으로 분류돼 영업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대손충당금이 감독목적상 요구되는 충당금적립액(최소적립액)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 해당분을 대손준비금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가 가능했던 것은 책임준공 신탁 관련 소송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신탁업계가 준공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달아 패소하며 충당금 부담이 급증했으나 하나자산신탁은 관련 소송이 전무한 상태다. 대부분의 준공 지연 사업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정상 상환되면서 대주단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KB부동산신탁은 6월 말 기준 총 17개의 책임준공형 사업장 중 5개 사업장에서 총 6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 신탁 관련 소송이 없었던 만큼 충당금이나 상각을 과도하게 계상할 이유가 없었다”며 “하나자산신탁은 대손준비금을 관련 규정에 따라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