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최근 Sh수협은행(이하 수협은행)의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재차 수협은행의 종합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29일 ‘계획회사 변경공시’를 통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주식회사를 계열회사에 신규로 편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총액 215억1799만원, 210억5198만원 규모의 일반사모집합투자업·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앞서 수협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의결하고 지난달 18일 SK증권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트리니티자산운용 발행 보통주 100%(60만500주) 인수와 인수대금 전액을 납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수협은행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한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속도가 붙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 시 1개 이상의 자회사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로 수협은행이 단일 은행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2022년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상환 의무에서 벗어나며 수협 미래 비전 선포를 통해 ‘수협은행 중심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수협중앙회는 2023년 3분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금융지주 인가 요청을 위한 최소한의 자회사 요건을 갖춘 뒤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후 수협중앙회장과 수협은행장이 변경되는 동안에도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도 금융지주 전환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지주 설립 전환이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경제적인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15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8.1% 늘어난 실적이다. 상반기 실적이 개선된 것은 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실제 상반기 수협은행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은 2589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오히려 7.8% 줄어들었다.
지주사 전환이 순이익만으로 정해지지 않지만, 수협은행은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수협은행의 2분기 기준 CET1 비율 12.59%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 평균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당초 수협중앙회의 수협 미래 비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융지주 설립 후 ‘사업다각화의 완성’이었다. ‘지주사 전환’ 자체보다는 ‘지주사 전환으로 가는 길’ 끝에 무엇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