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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K-조선 빅3, 美 해군 MRO 수주 움직임…‘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까

20조 추정 美 MRO 사업 참여, ‘MSRA(함정정비협약)’ 필수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보유, 삼성중공업-비거 마린 협력 진출 모색
지난해 미 해군 MRO 규모 약 20조 추정…

[FETV=이신형 기자]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MASGA(미국 조선업 부흥)에 따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건조 중심의 수익 구조에 군(軍) MRO라는 새로운 축이 더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 해군 MRO 사업에 참여하려면 우선 기술 자격인 ‘MSRA(함정정비협약)’를 갖춰야 한다. MSRA의 경우 미국 정부가 기업의 선박 수리 능력, 시설,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입찰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5년 주기로 갱신된다. 업계에 따르면 MSRA는 미 해군 함정 정비에 관한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인증으로 현재 국내 대표 조선 3사 중 MSRA를 획득한 곳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곳뿐이다.

 

또 전투함 등 일부 선박 MRO의 경우 기밀 사항 보호를 위해 MRO 사업에 ‘FCL(시설 보안 인가)’이 필요하다. FCL은 기업이 운영하는 시설(조선소)이 기밀 정보를 다룰 수 있는지 인증하는 제도로 심사 기준이 까다롭고 승인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FCL 인증 사업장을 가진 조선소는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 해군 MRO 수주에는 까다로운 행정 절차와 보안 관련 인증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 조선 3사 중에서미 해군 MRO 사업 수주에 성공한 곳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11일 국내 조선사 최초로 MSRA를 취득했다. 이후 올해 8월 미 해군 4만1000톤급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하며 MASGA 발표 이후 첫 미 해군 MRO 수주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필리핀, 사우디, 폴란드 등과 방산 특수선 및 정비사업 협력을 확대하며 특수선분야의 MRO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보다 11일 늦은 지난해 7월 22일 MSRA를 취득하며 사업 진출 자격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 보다 MSRA 취득은 11일 늦었지만 지난해 8월 조선사 중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11월에도 미 해군 급유함 MRO 수주를 성공시켰고 올해 7월에도 1건의 미 해군 MRO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3건의 미 해군 MRO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MASGA 이후 추가 수주는 없지만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안정적인 현지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 현재 필리조선소에 대한 FCL 인증 획득을 준비하는 과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FCL 획득에 따른 MRO 시장 점유율 추가 확보가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방산 부문 특수선 사업이 부재해 타 조선사들에 비해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다만 지난달 미국 MRO 전문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MOU를 체결하며 미 해군 MRO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비거 마린은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 주에 미 해군 인증 도크와 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파트너십이 삼성중공업의 MRO 사업 확대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 해군 MRO 시장은 국내 조선 3사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MRO 시장은 약 78조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미 해군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 수준으로 추산돼 조선 3사의 상반기 평균 수주잔고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MRO 사업의 경우 신규 선박 건조에 비해 초기 투자 부담이 적고 사업 기간도 짧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MRO 수주 사업은 현재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선박 건조에 비해 소요 기간과 금액 등에서 부담이 적어 효율적”이라며 “MASGA와 관련 인증 확보 등에 따라 사업이 확장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