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명인제약이 설립 40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희망 공모가를 낮게 산정했다는 논란부터 승계와 내부거래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총수인 이행명 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을 했지만 논란이 해소되고 있지 않다. 이에 FETV는 명인제약 IPO에서 불거진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명인제약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3~4년 내에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로 거듭난 후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소유와 경영 분리를 완전히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원의 이력 등을 고려하면 창업자이자 오너인 이행명 회장으로부터 독립해 자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3명의 사외이사 중 1명은 1991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간 명인제약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자료 명인제약 투자설명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8668247366_f0942f.jpg?iqs=0.3449664297707635)
이를 보면 사내이사를 비롯해 이를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에서도 독립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명인제약은 이사회의 구성원보다는 감사위원회 설치 등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조 개선으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명인제약이 상장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우선적으로 사내이사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행명 회장, 이동철 관리총괄 사장, 오해석 재경본부장 상무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최소 30년 이상 명인제약에 근무하고 있는 장기근속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명인제약이 그동안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출신으로 주요 경영진을 꾸려왔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우선적으로 이동철 사장은 대건고를 졸업한 후 인왕실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1986년 11월에 명인제약에 입사했다. 이행명 회장이 1985년에 명인제약을 설립했고 다음해인 1986년 이동철 사장이 입사한 셈이다.
등기와 미등기 임원을 모두 포함해 1959년생인 이동철 사장은 이행명 회장 다음으로 명인제약에 장기 근속 중인 임원이다. 현재 이동철 사장이 맡고 있는 업무는 관리총괄로 인사·총무·구매를 담당한다. 재무를 제외한 안 살림을 맡고 있는 최고위 경영진으로 분석된다.
이행명 회장으로서는 사실상 명인제약 창립과 함께 해온 장기근속 임원을 이사회에 합류시켜온 것으로 보인다. 명인제약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동철 사장은 2013년부터 이사회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2019년에 사임했다가 2022년에 다시 복귀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2019년 상장을 시도하면서 이사회를 재구성했고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때에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같은 해에 차녀인 이자영 씨가 이사회 사내이사에서 사임을 하기도 했다.
이행명 회장과 이동철 사장의 곁에서 재무를 담당하며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임원은 1967년생인 오해석 상무다. 그는 1990년부터 명인제약에서 근무했는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오너 2세가 소유한 메디커뮤니케이션 이사로도 재직했다.
직급으로 보면 차봉권 영업총괄 사장, 윤선복 종합병원본부장 전무, 모재형 영업관리본부장 전무, 한상식 1공장 생산관리 전무가 있다. 이를 뛰어넘어 사내이사로 오해석 상무를 중용한 셈이다. 명인제약에 이어 오너가(家) 소유 기업의 곳간을 책임진 임원에 대한 신뢰다.
명인제약의 임원 현황 중에서 독특한 점은 비상임고문으로 3명이 재직 중이라는 부분이다. 해당 임원의 직위는 비상임고문으로 각각 1공장 생산관리(비상근), 2공장 합성연구(비상근), 1공장 생산부 업무를 맡고 있다.
1공장 생산관리를 맡는 이하섭 비상임고문은 1985년 9월부터, 2공장 합성연구를 맡는 서일창 비상임고문은 2010년부터 6월부터, 1공장 생산부에 있는 김재혁 비상임고문은 2006년부터 명인제약에 근무했다. 재직기간이 최소 15년이다.
직원 등의 현황에서 평균 근속연수도 8년 8개월에 달한다. 그만큼 장기 근속하는 임직원이 많다는 의미로 이행명 회장 또한 이들을 우대하는 인사 제도를 시행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드러난다.
3명의 사외이사는 한길요양병원에 속한 손경오 사외이사, 세무법인하누리 대표세무사인 지선봉 사외이사, 제약사 출신의 윤준섭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그중 윤준섭 사외이사는 삼일제약, 대웅제약, 한국로슈를 거쳐 1991년 명인제약에 입사했다.
윤준섭 사외이사의 명인제약 재직기간은 1991년 6월부터 2016년 12월까지다. 상당 기간을 명인제약에서 경력을 쌓았고 마지막 직급은 사장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 4월 명인제약의 사외이사로 복귀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주요 경영진을 견제해야 사외이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러나 명인제약에서는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내부통제 기능 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상장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명 경영을 지속하고 내부 통제 및 의사결정 구조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이에 대한 일환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도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