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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퍼스트클래스] 롯데건설, 특허 확대·현장 실증 앞세워 ‘기술기업화’ 속도

PC 모듈러·더블월 특허공법 현장 적용 확대…원가·안전관리 개선
층간소음 저감기술, 민원 대응 넘어 주거선택 핵심요소…분양성↑

[편집자 주] 어떤 기업이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다. 이들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퍼스트클래스’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영진과 임직원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핵심 매개가 존재한다. FETV는 기업을 상징하는 특정 제품·기술과 사업·프로젝트의 성장 과정과 그에 담긴 노력, 성과를 조명한다.

 

[FETV=박원일 기자] 롯데건설이 ‘특허’와 ‘현장 실증’을 앞세워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PC 모듈러·더블월 공법에서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고 현장 적용률을 크게 끌어올린 가운데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적용을 통해 ‘조용한 아파트’ 구현도 꾀하고 있다. 이는 공사비 절감은 물론 안전관리와 분양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건설은 최근 2년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 관련 특허 14건을 등록했다. 이 가운데 10건은 PC 모듈러 공법으로 시공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들이다.

 

 

‘PC 공법’은 콘크리트 부재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하 주차장, 대형 구조물 건설 등에 주로 사용된다. ‘PC 모듈러 공법’은 PC 공법의 확장된 방식으로 방, 화장실 등 입체적인 완성형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서 결합만으로 시공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은 특허 확보에 그치지 않고 시공 중인 공동주택 현장 지하주차장에 PC 공법을 적용했다. PC 공법 적용률을 기존 23%에서 46%로 2배 이상 확대했으며 PC 공법 중 하나인 더블월(Double Wall)이라는 최신공법을 활용해 주동(건물의 주요 부분) 하부까지 기술을 확대 적용했다.

 

더블월 공법은 두 개의 얇은 철근 콘크리트 패널 사이에 공간을 두고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해 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공법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패널 자체가 거푸집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이 간소화돼 공사 기간 단축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기존 현장 타설 방식을 대체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고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법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층간소음 완충재 전문기업 아노스(ANOS)와 공동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2종에 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중량·경량 충격음 모두 최고등급인 ‘1급’ 성능을 인정받았다.

 

층간소음 문제는 개인 간 다툼을 넘어 이미 사회적 문제로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 문제를 완화·방지하는 기술은 건설사 입장에서 단순 민원 대응 차원을 넘어 고객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트렌드로 간주돼 브랜드 가치와 분양률 제고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바닥 구조는 기존 기계·설비 분야에서 활용되던 방진 기술을 건축 부문에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바닥 완충재에 방진용 금속 코일 스프링을 적용해 충격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아울러 공동주택 표준 바닥 두께인 320mm(콘크리트 슬래브 210mm+마감 110mm)를 유지하면서도 추가적인 두께 증가 없이 성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을 접목한 신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023년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고해상도 영상 수천 장을 학습한 AI가 균열 변화를 자동 분석해 위험 신호를 조기에 경보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작업자의 행동을 기반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AI 안전관리 기술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최근 건설사들은 기존 건설방식의 공기 지연, 인력난, 안전사고, 공사비 증가 등의 문제점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구조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을 친환경·고효율 대안으로 특히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에 따른 기술 전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로 수익성과 물류비 부담 등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지만 시공 속도와 환경성을 모두 갖춘 기술로서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또한 건축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 최근의 친환경·안전 건설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과거에는 단층 임시 주택에 쓰이던 기술이었지만 최근에는 고층 아파트와 대단지 주택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중대 재해 관련 고강도 안전대책과 맞물려 모듈러 공법이 건설업계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OSC(Off-Site Construction, 탈현장 건설) 공법으로 주택을 지을 경우 현장 작업 비중이 대폭 축소돼 현장 근로자의 안전사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쟁력 기준이 단순 시공력에서 고도의 기술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롯데건설은 특허 확보와 현장 실증을 통해 기술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통해 고객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아울러 공사 기간 단축과 현장 투입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PC 및 PC모듈러 공법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건설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