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금융그룹들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의 신년사 등을 살펴봐도 디지털과 관련된 발언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AI 활용과 함께 금융사고로 인한 IT보안 이슈가 부각되면서 각 금융그룹의 IT 계열사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주요 금융그룹의 IT 계열사 현황 등에 대해서 살펴봤다. |
[FETV=권현원 기자] KB금융그룹의 IT 계열사 KB데이타시스템이 그룹 내 계열사 디지털 환경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기획조정부장을 역임한 박찬용 대표가 회사를 이끌게 됐다. 박 대표는 기획조정부서를 거친 만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나온다.
◇수익성 지표 양호…상반기 ROA·ROE 그룹 내 상위권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KB데이타시스템을 주요 종속회사로 가지고 있다. KB데이타시스템은 그룹 내에서 기타부문으로 구분되며 ‘시스템의 유지보수 및 개발, 클라우드 등 금융IT서비스 업무’를 사업의 내용으로 정하고 있다.
KB데이타시스템은 1991년 9월 ㈜국민데이타시스템으로 출발했다. 1993년 9월부터는 시스템통합(SI) 사업자 등록을 통해 사업을 이어 나갔으며, 2004년 4월 사명을 현재의 KB데이타시스템으로 변경했다.
![KB금융그룹 그룹사 현황. [자료 KB금융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2639044094_3dec42.jpg?iqs=0.6848937197812981)
이후 2008년 9월 KB금융그룹의 출범으로 최대주주가 KB국민은행에서 KB금융지주로 변경됐다. KB데이타시스템은 KB국민은행·부동산신탁·인베스트먼트·신용정보·자산운용·선물·투자증권와 함께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KB데이타시스템은 그룹 편입 이후 계열사 금융IT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편입 직후인 2008년 12월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구축한 것에 이어 이듬해 5월에는 KB국민은행의 차세대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은행 계열사뿐 아니라 2017년에는 KB캐피탈의 차세대시스템을, 2018년에는 KB국민카드의 차세대 디지털채널 고도화와 지원공정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해 3월에는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룹 내에서 KB데이타시스템이 차지하는 순익 비중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순익 규모 자체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KB금융그룹 상반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KB데이타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최근 3년 연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2년 32억원에서 2023년 –1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이후 지난해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2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상태다. KB데이타시스템의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4.6%,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37.5%다. 지난해 상반기 ROA와 ROE는 각각 3.27%, 8.89%였다. KB금융지주 자회사 중 KB데이타시스템보다 ROA와 ROE가 높은 곳은 KB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올해 초 박찬용 대표 선임…지난해 말 국민은행 기획조정부서 이동
KB데이타시스템는 올해부터 박찬용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말 실시된 KB금융지주의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KB데이타시스템의 대표이사로 추천됐다.
당시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 대표에 대해 “사업구조 재편 등 ‘경영 체질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경영감각과 실행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회사의 변화ᆞ혁신 지향점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었고, 그룹 IT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한 협업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로 이동하기 전 박 대표는 KB금융지주에서 기획조정부장, KB국민은행에서는 기획조정부장 부행장을 겸직했다. 기획조정부는 국회, 당국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대관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박 대표는 1965년 9월생으로 관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KB국민은행에서는 ▲목동파리공원지점 지역본부장 ▲업무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KB금융지주·KB국민은행의 기획조정실장을, 2022년부터는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기획조정부를 동시에 맡았다.
KB데이타시스템은 올해 KB금융그룹의 정보 보호 역량 강화 목적으로 인력을 통합해 정보보호서비스 팀을 신설했다. 그룹 계열사의 보안 진단과 개선을 수행하는 ▲정보보호 컨설팅’,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통합보안관제, MSP 보안관제를 통해 클라우드 환경의 데이터를 보호하고 접근을 통제하는 ▲클라우드 보안 등 세 가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안전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금융 IT 보안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 전문서비스 기업 SK쉴더스와 정보보안서비스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KB데이타시스템은 업무협약을 통해 SK쉴더스의 보안 기술과 컨설팅 노하우를 접목해 금융 IT보안 수준을 한 층 높이고, KB금융그룹의 보안체계를 더욱 견고히 할 방침이다.
업무협약 당시 혁신사업본부 신광섭 전무는 “최신 보안 기술 도입과 내부 보안 체계 강화를 통해 KB금융의 안전한 디지털 금융 환경 구축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