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명인제약이 설립 40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희망 공모가를 낮게 산정했다는 논란부터 승계와 내부거래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총수인 이행명 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을 했지만 논란이 해소되고 있지 않다. 이에 FETV는 명인제약 IPO에서 불거진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명인제약이 설립 40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승계를 위해 희망 공모가액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이행명 회장은 직접 나서 “승계만 생각했다면 굳이 상장할 이유가 없다”며 일축했다.
이러한 논란은 명인제약이 IPO에 따른 희망 공모가액을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EV/EBITDA)를 기반으로 산정하면서 시작됐다. PER을 적용하면 주당 평가액이 9만1387원이지만 이보다 낮은 5만8000원으로 공모가액을 확정했다.
해당 확정가액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 위치한다. 명인제약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주당 5만8000원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총 2028곳이 참여해 9억1434만2000주를 신청했다.
명인제약은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PER을 적용해 밴드를 설정하고 공모가액을 확정했어도 청약 미달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을 일부에서 제기한다.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양상이다.
![명인제약 비교가치 산정시 PER, PBR, PSR 제외 사유 [자료 명인제약 투자설명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5055032233_d3228b.jpg?iqs=0.10946498228957735)
이에 명인제약은 상장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서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PER은 회계처리기준이 다른 경우 비교가능성이 떨어지고 설비투자비중이 높은 산업은 감가상각회계처리 등에 따라 이익수준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산처분손익, 자산손상차손, 파생상품평가손익 등 일시적 또는 비영업적인 항목도 이익액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지표로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PER를 비교가치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고정자산 비중이 큰 장치산업이나 자산건전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기관에 주로 사용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PSR(주가매출액비율)은 수익성을 배제한 외형적 크기만을 비교해 가치산정에서 제외했다고 기재했다.
반면 EV/EBITDA를 적용해 비교가치를 산정하면 설비 등 투자와 관련한 각종 상각비 처리 등의 차이에 의한 효과를 배제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을 통해 기업가치를 도출할 수 있다. 명인제약으로서는 수익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보면 희망 공모가액을 더 높거나 낮게 산정하기 위한 의도보다는 영업활동으로 창출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명인제약의 기업가치를 책정하는데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비교그룹을 사업구조, 영업적 특성,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둔 배경이기도 하다.
![명인제약 공모가 산정 요약표 [자료 명인제약 투자설명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5057886148_d428d0.jpg?iqs=0.44257150090962616)
명인제약은 유나이티드제약, 보령, 종근당 총 3개사를 최종 비교그룹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기준 시가총액(1개월, 1주일 평균 시가총액, 분석일 시가총액의 최소값)으로 도출한 적용 EV/EBITDA 배수는 7.9로 주당 평가가액으로 산출하면 8만5804원이 된다.
여기에 평가액 대비 할인율인 47.6~32.4%을 도입하면 공모 희망가액 밴드는 4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형성된다. 여기에 최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주당 5만8000원으로 확정된 셈이다.
이에 대해 명인제약 관계자는 “EV/EBITDA 방식은 현금창출력 중심 지표로 제약사의 기업가치 산출에 주로 사용되는 지표”라며 “이는 시장과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선택으로 할인율도 최근 3개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할인율을 검토해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