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한화오션이 올해 7869억원이라는 대규모 안전 투자를 계획했음에도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안전관리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가 중대재해에 대한 법적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3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브라질 국적의 선주사 감독관이 해상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은 사고 직후인 4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거제사업장 생산을 중단하고 특별 안전교육 및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3일 브라질 선주사 감독관 사망사고가 발생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오션]](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848181557_d43f4a.jpg?iqs=0.229143615762324)
이어 한화오션은 5일 전날 오후 5시40분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른 중대재해 발생"으로 사고 구조물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생산 재개 일정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해제 결정에 따라 작업재개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이러한 즉각적인 생산중단과 직원 교육 등의 조치는 최근 정부의 중대재해 발생 시 면허 정지 등 강력한 제재 기조에 따라 신속히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ESG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안전보건 투자 예산은 78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241억원을 투입해 위험 장비 교체, 설비 확충, 인건비와 교육 홍보비 등에 사용했다.
![2024~2025년 한화오션 안전 관련 투자 현황·계획 [이미지 한화오션 ESG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863762124_42c6bf.png?iqs=0.5262370500972272)
또한 올해는 전년(91억5000만원)보다 9.3% 늘어난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HO) 긴급 예산을 100억원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해당 예산에 대해 “긴급성과 위험성이 높은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약 6000억원의 안전 투자에도 안전보건 실적은 부진했다. 2024년 한화오션의 근로손실재해율(LTIFR)은 임직원 1.45%, 협력사 1.05%로 타 조선사들에 비해 높았다. 근로손실사고는 102건에 달했고 사망사고도 3건으로 국내 조선 3사(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안전 실적을 반영해 올해 ESG보고서에서 안전보건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본사 근로자와 공급망 근로자 안전보건을 각각 3, 4위 중대 이슈로 선정하고 ‘중대재해 제로’를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목표 달성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라 중대재해로 분류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는 불확실하다. 피해자가 한화오션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 해외 법인 근로자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종사자’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경우 최근 정부의 엄벌 기조 속에서 한화오션은 각종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