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AI 메모리 HBM4의 커스터머 샘플 공급을 개시한 가운데, 초기 샘플에서에서 품질 불량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본격 출하 전 필수 절차인 CS퀄리피케이션(Customer Sample Qualification) 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삼성전자 내부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초반에 주요 고객사에게 보낸 HBM4 샘플 물량에서 품질 불량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공개 언급을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사진 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5737610948_b49bda.jpg?iqs=0.778760572219602)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다고 공식 밝혔다. 이후 8월 초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마지막 샘플 웨이퍼 생산에 착수하기도 했다.
HBM4는 인공지능AI 서버에 탑재되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다. 양산·출하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CS퀄리피케이션이다.
CS퀄리피케이션은 ▲FS(First Sample·내부 확인용) ▲ES(Engineering Sample·고객 초기 테스트용) ▲CS(Customer Sample·양산 직전 공식 시제품) 순으로 검증 단계를 밟는다. 특히 CS 단계는 고객사가 실제 서버·GPU 보드에 제품을 장착해 발열·전력·호환성·신뢰성을 본격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 절차를 통과해야만 본격적인 양산과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
HBM4는 기존 세대보다 적층 높이(Stack)가 높고, TSV(실리콘 관통 전극)·마이크로 범프 공정, 발열 제어 설계 등 패키징 난이도가 크게 상승한 제품이다. 이로 인해 수율과 신뢰성 확보가 까다롭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샘플에서 불량 문제는 흔한 일"이라며 "마지막 샘플(평택캠퍼스 생산)의 CS퀄리피케이션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삼성전자와 유사한 시기에 HBM4 샘플 공급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퀄리피케이션 속도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고객사 확보와 양산 수주 시점을 놓고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