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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바뀐' 티몬, 오아시스도 못 지운 미정산 악몽…협력 꺼리는 카드·PG

티몬 영업재개 잠정 연기, 제휴 카드사·관계기관 민원 발목
오아시스 재무 안정성 불구 카드·PG사 신뢰회복 대안 관건

[FETV=임종현 기자] 티몬이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됐음에도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는 여전히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4년간 흑자 경영을 이어온 오아시스의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티몬의 미정산 사태로 불거진 불신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는 오아시스의 품에 안긴 후 티몬이 정상 영업을 빠른 시일 내에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창립 이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온 오아시스의 건실한 재무구조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동비율은 292%, 부채비율은 44%, 현금성 자산은 1398억원에 달했다.

 

티몬은 지난달 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최근 영업 재개를 추진했지만 결국 잠정 연기됐다.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의 민원이 발목을 잡았다는 게 티몬 측의 설명이다. 티몬은 향후 카드사 합류로 결제 시스템이 완비되면 시점에 맞춰 재오픈 일정을 다시 협의할 방침이다.

 

PG업계 관계자는 "미정산 사태의 여파가 여전하고 환불 절차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기업회생절차까지 간 티몬과 다시 협력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협력 여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사와 PG사들이 이같이 선을 긋는 이유는 지난해 발생한 티몬의 미정산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티몬은 위메프와 함께 최대 70일에 달하는 정산 지연과 상품권 돌려막기 등 누적된 부실 관행 끝에 1조원대 미정산 사태를 일으켰다.

 

이후 티몬은 자체적으로 재정 상황을 회복할 수 없다며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회생 과정에서 카드사에는 고객들의 결제 취소와 환불 민원이 쏟아졌고 PG사도 정산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피해를 떠안았다. 티몬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구상권 청구가 사실상 무력화됐다.

 

티몬이 회생하는 과정에서 일반 회생채권 변제율은 0.76%에 그쳤다. 티몬의 채권 규모는 1조2000억원대인데 실제 변제에 투입된 금액은 116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오아시스가 티몬에 추가 투자를 약속하며 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의 불신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티몬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물류센터 확보와 노후 시스템 개편, 업계 최저 수수료율 적용, 익일 정산제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오아시스가 가진 직배송 노하우를 티몬에 이식해 온라인 유통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지난달 1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티몬도 운영을 재개했을 때 적자가 아닌 플러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 오픈마켓만으로는 경쟁력이 없기에 직배송을 결합해 수익성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고객에 대해서는 "당장 직접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수료를 낮춘 만큼 셀러들이 가격을 인하하면 소비자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오아시스의 대책이 셀러 지원 위주여서 카드사·PG사의 불신을 해소할 구체적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통해 신뢰를 되찾는 것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반대 의견을 보이는 관계기관들과는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라며 "재오픈 일정이 불확실하게 지연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더 안정적이고 상생할 수 있는 티몬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