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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GS건설, ‘환경’ 접고 ‘본업’ 강화…유동성 확보 통한 리밸런싱 나서

글로벌 수처리 사업 정리→재무구조 개선·건설역량 강화
SK에코플랜트도 환경 계열사 매각…업계 전반 ‘선택과 집중’ 확산

[FETV=박원일 기자] GS건설이 ‘유동성 확보’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는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건설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기 위한 전략이다. 비슷한 시기 SK에코플랜트 역시 환경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사업 리밸런싱(Rebalancing)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GS건설이 대규모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GS건설은 스페인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TAQA)에 약 1조6770억원에 매각했다.

 

 

GS이니마는 연매출 약 5000억원대에 이익률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똘똘한 계열사’였지만 검단신도시 재시공 비용 등으로 불어난 재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GS건설의 우선순위였다.

 

한편 배터리 재활용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GS건설 관계자는 “한 때 매각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현 시점에서 매각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0년 GS건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세운 회사로 리튬·니켈·코발트 회수 기술을 보유했지만 상업화 이전 단계에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태다. GS건설의 에너지머티리얼즈 보유지분 77.6%의 시장가치는 약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같은 자회사 매각 움직임의 배경에는 2023년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있다. 사고 후 약 5500억원의 재시공 비용이 반영되면서 그해 387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동시에 부채비율도 단기간에 216%에서 262%까지 치솟았다.  GS이니마 매각으로 확보되는 현금이 향후 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경우 부채비율을 200% 초반대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건설업과의 연결성이 짙은 사업들은 유지한다. 모듈러·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전문 계열사 자이가이스트와 지피씨(GPC)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모듈러와 PC 사업은 공장에서 PC 콘크리트로 미리 제작한 모듈러를 사업장으로 운반해 블록을 조립하듯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인건비와 건설원가를 효율화하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은 이들 분야가 향후 건설업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적자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흐름은 GS건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최근 환경 계열사 3곳을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약 1조7800억원에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과 반도체·AI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열풍 속에 건설사들이 앞다퉈 진출했던 환경 사업은 수익성 한계와 전문성 부족으로 발목을 잡힌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의 매각 움직임은 단기 현금 확보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GS건설의 리밸런싱은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불확실성이 커진 건설 시장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려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번 매각이 유동성 확보와 차입금 축소에 기여하는 동시에 주택·건축 등 본업 중심 투자를 강화해 시장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재무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 다변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불황 국면에서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우세하다.

 

GS건설 관계자는 “GS이니마가 글로벌 수처리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핵심사업 집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