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하나카드가 안정적인 만기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물 발행을 줄이고 있다. 총 차입금 규모는 최근 3년간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늘리고 단기차입금은 줄였다.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총 조달잔액은 9조2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조달잔액은 2023년부터 9조2000억원대에서 유지됐으나 단기조달잔액은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1조2450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110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6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단기조달 비중도 13.39%에서 1.19%로 떨어졌고 올해는 0%대에 진입했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 카드사들과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우리카드(8.13%), KB국민카드(5.27%), 신한카드(1.17%)와 비교하면 하나카드가 단연 두드러진다.
단기조달 비중은 조달 당시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자금 규모를 총 조달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단기조달은 만기가 짧아 지속적으로 차환리스크가 발생한다. 이에 조달시장의 변동성에 민감하게 노출돼 금리 급등기에는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하나카드의 차입 전략 변화 이유로는 이자비용이 꼽힌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2023년 상반기 이자비용은 1581억원으로 전년 동기(668억원) 대비 136% 증가했다. 2024년에도 11% 늘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감소세(-2.9%)로 전환됐다.
이자부담은 조달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올 상반기 자금조달실적을 보면 단기차입금 이자율이 4.43%로 장기차입금(2.10%), 회사채(3.68%), 자산유동화(4.05%)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1%대로 크진 않지만 전체 조달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카드는 부진했던 조달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자금조달 조직을 본부 단위로 격상시켰고 올해는 경영기획본부에 편입했다. 전략기획·재무기획 등 주요 부서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자금 정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하나카드는 지난해부터 단기조달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와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장기물 중심으로 조달 구조를 바꾸고 있다. 만기가 특정 구간에 쏠리지 않도록 평탄화를 추진해 금리 변동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금조달 편중도 관리 기준을 통해 차입 구조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과목별·거래기관별 비중(단일기관 50% 이하) ▲만기별 편중도(잔존만기 1년 이하 차입금 비중 40% 이하) ▲수단별 편중도(회사채·장기CP 90% 이하, 전단채·단기CP 15% 이하, 일반차입·ABS 각 30% 이하) ▲시장별 편중도(해외차입 20% 이하) 등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조달 전략은 작년과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은 없으며 금융시장과 영업환경을 면밀히 관찰해 대응하고 있다"라며 "금리 상황을 고려해 잔존만기(듀레이션)를 예년보다 다소 길게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