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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SK에코플랜트, ‘에코’ 이름 떼나…반도체·AI 등 하이테크 집중

SK오션플랜트·Cenviro 매각 추진…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본격화
하이테크 실적 급성장…‘선택과 집중’ 전략 통한 체질 개선

[FETV=박원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환경사업을 축소하고 반도체·하이테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대대적인 매각 작업에 나섰다. 자회사 ‘SK오션플랜트’와 말레이시아 환경기업 ‘Cenviro’ 지분 매각 추진이 맞물리면서 재무 건전성 확보와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 36.98%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해양플랜트, 특수선 건조, 후육 강관, 조선, 선박 수리·개조를 영위하는 해상풍력·조선·해양 전문기업이다.

 

 

2022년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한 지 3년만의 결정으로 해상풍력 사업에서 손떼고 핵심 역량을 반도체 인프라로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상풍력 사업의 불확실성과 투자 대비 수익성 한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 지분 가치는 약 4400억~4600억원 수준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가는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소식 직후 SK오션플랜트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해상풍력 연관 사업을 하는 한화와 HD현대그룹이 인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라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하지만 3일 현재 SK오션플랜트는 전 거래일(1만8900원) 대비 1200원(6.35%) 오른 2만100원에 마감됐다. 인수 주체에 대한 실망감으로 전일 급락했으나 SI(전략적 투자자)가 인수에 참여해 경영에도 관여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말레이시아 환경기업 Cenviro 지분 30%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번 매각에는 삼성 계열사, 프랑스 베올리아, 현지 연기금(KWAP), 글로벌 사모펀드 TPG 등 최소 5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환경사업 철수를 통한 자금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사업 구조 전환 전략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 상반기 매출 5조7992억원, 영업이익 20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5.9%, 65.9% 증가했다. 특히 하이테크 부문 매출은 2조9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배 이상 성장, 영업이익 2465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SK에코플랜트가 사실상 ‘반도체 EPC(설계·조달·시공) 전문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과 FAB(제조공장) 등 반도체 인프라 EPC(설계·조달·시공)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SK에어플러스(산업용 가스), 에센코어(반도체 모듈), SK테스(리사이클링) 등 기존 포트폴리오에 더해 반도체 소재 부문까지 강화하는 반도체 종합서비스 밸류체인을 갖춰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환경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반도체·하이테크 중심으로 체질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 건전성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성취하기 위한 행보에 향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의 하이테크 포트폴리오는 향후 수년간 안정적 수익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전반적인 환경 부문 축소에도 불구하고 ‘E-waste 리사이클링’과 ‘IT자산처분서비스(ITAD)’ 사업은 지속된다”고 말하며 “해당 사업은 현재 SK테스를 통해 진행 중인데 이는 당사가 최근 강화하고 있는 AI·반도체 포트폴리오 연계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수익성·안정성을 갖춘 반도체·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차별적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