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KB국민카드 역대 사장들의 취임사에는 공통적으로 '1등 카드사'라는 메시지가 담겨왔다. 이동철 전임 사장은 "1등 카드사라는 성공 DNA를 다시 일깨울 것"을, 이창권 전임 사장은 "1등 카드사, 1등 금융플랫폼 기업 도약"을 강조했다.
김재관 사장은 올해 취임사에서 직접적으로 1등 카드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말 김 사장을 추천하며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실행력을 바탕으로 1등 카드사 도약을 이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월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이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KB국민카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2821739265_d58e6f.jpg?iqs=0.5724656729497072)
결국 KB금융이 김재관 사장에게 기대하는 바는 역대 사장들이 강조해 온 1등 카드사 기조를 이어받아 이를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는 데 있다. 단순히 재무 지표상의 '순이익 1위'가 아니라 시장 경쟁력과 브랜드 위상에 방점을 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순이익만 놓고 보면 KB국민카드는 삼성·신한카드에 이어 업계 3위다.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와 1543억원, 신한카드와 653억원의 격차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크게 격차가 줄지 않았다.
김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침체로 성장성이 둔화된 국내 카드 시장에서 외형 성장 보다 충성고객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기조를 견지하며 비즈니스의 근간인 고객 기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 시작과 동시에 영업 조직을 강화했다. 고객경험관리부를 신설하고 기존 고객전략그룹을 고객영업총괄그룹으로 격상했다. 개인고객그룹은 개인영업그룹으로, 기업고객그룹은 기업영업그룹으로 각각 개편했다.
이러한 변화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수(본인 기준)은 1251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만명(3.8%) 늘었다. 이 가운데 실제 사용가능한 회원은 1131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1172만명), 신한카드(1260만명)와의 격차도 점차 줄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신규 고객이 증가한 배경으로 비대면 채널 모집 강화, 위시카드(WE:SH) 시리즈 확대, 제휴카드 모집량 증가를 꼽았다. 대표 상품인 위시카드는 고객별 소비 목적에 맞춰 세분화된 상품 서비스로 누구에게나 꼭 맞는 혜택을 제공하고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춘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
아울러 적극적인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상품 서비스 개선 등 고객 만족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하며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KB 마이 위시 플러스(My WE:SH+)를 출시했다. 이 카드 건강·여가·차량 관리 등 가치소비 영역까지 할인 혜택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쿠팡과 제휴한 PLCC 쿠팡와우 카드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전월 실적이 없어도 쿠팡·쿠팡이츠 이용금액의 2%를 쿠팡캐시로 적립해주며 월 최대 2만원까지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디지털 플랫폼 부문에서도 고객 경험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금융 플랫폼 KB Pay는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원앱 전략'을 도입한 뒤 금융·비금융 콘텐츠를 지속 확충하고 다양한 기능과 혜택을 확대했다. 여기에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와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더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KB Pay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 고객이 1511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2023년 1124만명, 2024년 말 1371만명에서 꾸준히 늘어난 수치다. 월간 활성이용자(MAU)도 1000만명을 넘어 업계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차별화된 역량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미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