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KB국민카드가 해외법인 사업전략을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한다. 수익 기반 강화를 원칙으로 법인별 구조조정과 개선 과제를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법인별로도 전략을 달리한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업력 강화에 나서는 반면 부진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경영 정상화에 집중한다.
이 같은 전략 수정의 배경에는 실적 악화가 자리한다. KB국민카드는 2018년 캄보디아(KB대한특수은행) 진출을 시작으로 2020년 인도네시아(KB 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 2021년 태국(KB 제이 캐피탈)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단기간에 외형을 키웠다.
진출 이후 각 법인 모두 빠른 안착에 성공했다. 해외법인 자산 규모는 2020년 5131억원에서 2022년 1조2909억원으로 2년 만에 151% 급증했다. 같은 기간 28억원 순손실에서 254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세도 뚜렷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 관세 부담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동남아 경기가 본격 침체에 빠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2023년에는 36억원 흑자를 냈으나 2024년 들어서는 500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시장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만큼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KB국민카드는 법인별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사업원칙을 '수익성 회복과 내실 있는 성장 기반 마련'에 두고 이에 따른 개선 과제를 선정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환 ▲조직·프로세스 효율화 ▲리스크관리 고도화와 표준화된 관리 프레임 구축 등이다.
KB국민카드는 해외 진출 국가 가운데 특히 태국에 무게를 두고 있다. 관광산업 회복세로 2024년 외국인 관광객이 3500만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이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한 덕분이다. 태국법인은 유일하게 자산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자산은 6314억원으로 전년보다 1591억원 늘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법인은 같은 기간 자산이 1896억원 줄어들며 태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태국법인은 모바일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상반기 1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국민카드는 2022년 삼성전자 태국법인과 제휴해 휴대폰 할부금융 서비스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를 출시했으며 현재 태국 전역 5100여개의 스마트폰 판매점에서 취급되고 있다. 앞으로는 리볼링론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속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캄보디아법인은 상반기 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 금융시장 회복과 기업대출 정상화에 따른 충당금 환입 효과가 반영됐다. 현재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차·중고차 할부금융 등을 취급하며 모빌리티 토탈 금융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량고객 대상 영업 강화와 비용 절감을 병행해 내실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상반기 1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경기침체와 자산 부실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자본적정성 관리, 영업자산 구조조정, 연체채권 관리 고도화, IT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현지·본사 공동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