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약 2배 많은 종목이 상장된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점검하고 키워야할 시장이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추고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FETV는 이번 기획을 통해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략과 성장성을 조명해 본다. |
[FETV=박민석 기자] 에이텀이 주력 제품인 TV·TA 트랜스(변압기) 매출 부진을 딛고 전기차(EV)·선박·데이터센터 등 성장성이 큰 신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인재 영입과 조직 개편, 지분 인수 등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텀은 자체 개발한 평판형 트랜스 기술을 기반으로 휴대용 충전기(TA)와 OLED·QLED TV용 트랜스를 공급하며 성장해왔다. 코스닥 시장 입성 당시 그린 미래 청사진도 기존 사업의 성장세 전망을 바탕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저가 공세와 TV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위축됐다.
실제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1년 588억원에서 2024년 204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고, 한때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TA·TV 트랜스 비중도 20%대로 축소됐다.
![2021~2024년 에이텀 사업부문별 매출비중 [자료 밸류파인더]](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859235408_ff3ac2.png?iqs=0.8773322021981206)
40년에 가까운 업력의 한택수 에이텀 대표는 이러한 변화의 시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실 기존 사업을 병행하며 신사업으로 확장하려던 계획을 조금 더 앞당겼다.
실제 업황 악화가 가시화되기 직전 에이텀은 성장속도가 가파른 EV·선박·데이터센터용 트랜스 분야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기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EV 트랜스, 생산시설 확대·조직 신설로 속도전…하반기 수주 가시화
에이텀은 코스닥 상장 이전부터 EV 트랜스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이에 추진 중인 3대 신사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매출 전환이 기대되는 분야다.
2022년부터 국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EV 트랜스 공동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 현지 공장 실사를 마쳤다. 사측에 따르면 최근 샘플 의뢰까지 받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EV 트랜스 수주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대형 고객사와 협업과 동시에 EV 트랜스 생산시설 확충과 기술개발에도 힘써왔다. 에이텀은 2023년 1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149억5000만원 가운데 약 73%(110억원)를 베트남 현지 공장에 EV 트랜스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비에 투입했다.
조직개편으로 EV 관련팀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도 충원했다. 지난해 말 조직도 내 EV전장개발팀을 신설하고, 김명덕 전 광성마이크로텍 기술이사를 총괄 이사로 영입해 기술 전문성을 강화했다.
◇선박 엔진 제조사 지분 인수 선박·데이터센터 트랜스로 확장
에이텀은 지난 5월 선박 엔진 실린더 제조사 디에스티(DST)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50%+1주)을 145억원에 인수하며 선박용 트랜스 사업에 진출했다. 자금 확보를 위해 75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안산 공장을 67억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적 대응도 병행했다.
DS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50억원을 기록한 중견사로, HD현대중공업·HD현대마린솔루션·STX엔진 등 대형 조선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에 따르면, 에이텀은 DST와 시너지를 통해 대형 선박에 필수적인 전력 변환용 트랜스를 개발 중이며 연내 특허 및 제품 분석을 마치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AI(인공지능)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도 대응한다. 에이텀의 트랜스는 발열이 낮고 부피가 작아 데이터센터 내 서버와 전원장치에 적용 시 전력 효율성과 운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이사는 "에이텀의 데이터센터용 트랜스는 90도 도달 시간이 34분으로 동종 제품보다 두 배가량 길어 발열 억제 성능에서도 경쟁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이텀 3대 신사업 전략 및 기대효과 [편집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869634668_fa25ee.png?iqs=0.40029915118612536)
이처럼 에이텀은 EV·선박·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을 통해 ‘포스트 TV·휴대폰 트랜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IPO 자금 집행, 종속사 인수, 인재 영입 등 행보는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기 성장을 위한 전략적 체질 개선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V, 선박,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신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2026년 흑자 전환을 발판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