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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TV 이사람] 황정호 하이트진로 전무 “글로벌 대중화 완성은 감성”

소주의 세계화는 완료, '진로'의 글로벌 성장 발판
교민 중심서 현지인으로 "판매비중 옮겨지는 중"

[FETV=김선호 기자] “2016년에 선언한 ‘소주의 세계화’는 완료됐고 이제 새로운 비전인 ‘진로의 대중화’을 이뤄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낯선 카테고리였던 ‘소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 브랜드인 ‘진로’를 알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리고 진로가 감성의 매개체가 되는 순간, 목표한 대중화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진로빌딩에서 만난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 전무는 지난해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선언한 ‘진로의 대중화’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호주·뉴질랜드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그는 오세아니아의 햇빛에 그을려 있었다.

 

황 전무는 “한국 시장만큼은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진로 소주를 감성의 매개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 실현해나갔다”며 “‘소주 한잔 할래?’라는 말에 담긴 시간의 의미를 글로벌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소주 한잔 할래?’라고 물을 때는 일반적으로 상대방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표현으로 이해되곤 한다.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공유하며 일상을 나눈다. 그 안에서 소주는 ‘너와 나’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자리한다. 해외에서 이런 모습이 펼쳐지길 황 전무는 꿈꾼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80여개국에 진로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또한 인접 국가까지 간접적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곳까지 더하면 사실상 전 세계에 진로가 판매가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직진출한 일본, 미국, 러시아,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이 중점 지역이다.

 

그는 “소비자군이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주류의 음용 환경, 주세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진로가 대중 주(酒)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곳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마케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는 동남아 지역 중 필리핀이 꼽힌다.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 음주 문화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권에서는 미국에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K-콘텐츠에 힘 입어 인지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진로 브랜드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이전에는 대부분 교민 위주로 소비가 되다가 현재는 미국 판매량의 60% 정도가 현지인에서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소주가 지닌 ‘녹색 병’에 호기심이 생겨 구매를 하다가 점차 확산되면서 미국 유통채널 입점, 최근에는 현지 군부대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생긴 ‘소주’에 대한 호기심이 판매로 이어지고 마케팅이 가미되면서 현지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구권 특히 미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스키, 보드카, 꼬냑 등이 기성 세대가 소비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겼고 이에 따라 소주가 새로운 주류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증류주 카테고리 안에서 알코올 도수가 낮고 가격에서도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통했다”

 

황 전무는 여기에 문화를 입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다수의 TV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SNS와 같이 국경이 없는 온라인에 집중해 마케팅을 하면서부터 문화가 형성됐고 이제는 반대로 인플루언서에게 제안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발판으로 하이트진로는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멕시코, 브라질,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중이다. 멕시코 명문 축구단 ‘CF 몬테레이(Club de Fútbol Monterrey)’와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한 배경이기도 하다.

 

멕시코 국민 스포츠인 축구와 결합해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중남미 시장에서 소주 ‘진로’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문화와 감성, 그리고 그 매개체로서 소주를 위치시켜 진로의 현지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이에 황 전무는 “잘 만들어진 것을 좋은 유통사가 뿌리 내리고 매장에 잘 진열시킨 후 거기서 소비자가 효용 가치를 느껴야 현지화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하이트진로가 지닌 100년 역사가 헤리티지가 되고 ‘진로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할 때만 해도 꿈만 같은 일이었지만 이를 이뤄냈다”며 “이제는 해외 시장에서 진로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가 연결되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 싶고 그 목표가 이제는 꿈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