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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한양증권 대표, 노조와 첫 단체교섭서 약속한 '위로금' 결론 지을까

다음달 최대주주 KCGI 변경 후 첫 단체교섭…김 대표 참석여부는 미정
노조측 "KCGI와 약속한 위로금 논의”…SK증권 선례 따를지 관심

[FETV=박민석 기자] 한양증권이 최대주주 변경 이후 노조와의 첫 단체교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병철 대표가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위로금’ 논란을 어떻게 결론지을지 주목된다. 특히 과거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SK증권을 인수할 당시 위로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어, 김 대표의 판단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양증권에 따르면, 사측과 노조는 다음 달 중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단체교섭은 KCGI가 지난달 한양학원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처음 진행되는 자리다. 다만 김 대표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교섭에서는 지난해 8월 복수노조로 출범한 한양증권 새노조(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양증권지부)가 사측에 ▲매각 위로금 ▲고용안정 협약과 관련한 입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 위로금·고용안정 약속한 KCGI…인수 마무리 후 ‘모르쇠’

 

현재 새노조는 KCGI가 한양증권 인수 전 고용보장과 위로금 지급을 약속하고도, 인수 이후에는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9일부터 한양증권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새노조측은 KCGI가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경영부실과 고용보장 우려를 내세운 매각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새노조측에 따르면 시위 직후 강성부 KCGI 대표의 요청으로 만남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강 대표는 매각 위로금과 고용보장, 노사 상생협약까지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 과정 등 법적 절차와 한양학원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29.59%) 인수과정이 끝난 후 최대주주가 된 KCGI의 스탠스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달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와 새노조가 만난 첫 상견례 자리에서, 김 대표는 "강 대표로부터 위로금에 대해 전달 받은 바 없고, 위로금의 경우 지분 매도자인 한양학원측에 요구할 사안"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강 대표와 과거 동양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서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과 신뢰를 쌓아왔고, KCGI자산운용부터 한양증권 대표로 선임될 당시 강 대표의 강한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새노조가 강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그 역시 "김병철 대표가 잘 처리할 것”이라는 문자만 남겼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최광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양증권 지부장은 “KCGI를 믿고 기다려왔는데, 목적을 달성하고 난 뒤 입장을 바꾸니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명칭이 어찌 됐든 위로금이 아니더라도 믿고 기다려준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며, 다음달 단체교섭에서도 적절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합법적 쟁위행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새노조측이 요구한 위로금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보이진 않고 있다. 김 대표의 다음달  단체교섭 참석여부에도 한양증권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KCGI, J&W파트너스 이어 인수후 ‘위로금 지급’ 두 번째 사례 될까

 

KCGI의 위로금 지급 여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SK증권 인수 후 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J&W파트너스는 2018년 8월 SK로부터 SK증권 지분을 인수한 이후, 임원과 계약직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의 30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지급했다. 당시 J&W파트너스는 인수 가격을 매각가보다 약 10% 할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에선 이를 두고 직원 위로금을 염두해두고 매각가를 할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이번 한양증권 사례는 조금 다르다. 현재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는 새노조 조합원 101명 중 다수가 계약직으로, 기존 정규직에게만 위로금을 지급한 J&W파트너스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다음달 단체교섭에 참여해 계약직까지 위로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전례를 만들어 낼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KCGI가 노조측에 먼저 다가가 위로금과 고용보장을 구두로 약속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KCGI가 중장기 목표로 세운 자기자본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선 직원들과 협력이 필요하기에 이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