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농심그룹 총수 신동원 회장의 외가(外家)에 속하는 김창경·김정조 세우 대표가 지분 매각으로 차익 746억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그룹의 지원으로 성장한 세우를 통해 신 회장의 외가가 또 다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최근 농심그룹의 지주사 농심홀딩스는 조미식품 제조기업인 세우 인수를 검토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는 농심홀딩스가 세우 기업가치를 약 1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이달 말 인수거래를 최종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서 주목을 받는 건 세우의 대주주가 신 회장의 외가라는 점이다. 농심그룹의 주요 계열사 농심은 그동안 주력 제품인 ‘신라면’의 분말스프를 세우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농심과 거래는 세우의 매출 중 약 60%를 차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우는 1973년 섬유가공 판매를 목적으로 대한텍스타일로 설립됐다가 1976년 삼우농산, 1980년 세우농산, 1992년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조미식품과 장류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고 지난해 13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자금융공시에 최초로 공시한 199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발행주식 수는 30만주, 1주당 금액은 5000원으로 총 자본금은 15억원이었다. 2005년에는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발행주식 수가 33만주로 늘어났고 자본금 16억5000만원에 자본잉여금 32억원이 추가됐다.
이러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규모는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이를 보면 주주가 세우에 투입한 자금은 약 49억원이었던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조미식품·장류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농심에 라면스프를 공급하면서 성장해나간 것으로 보인다.
![세우의 2024년 감사보고서 중 주석 사항 [자료 세우 감사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2515490854_750580.jpg?iqs=0.3668517663556805)
이 가운데 세우가 감사보고서에 처음으로 주요 주주를 기재한 것은 2011년이다. 당시 주요 주주로 김창경 대표와 김정조 대표를 기재했고 이들은 각각 49.15%, 33.79%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김정조 대표는 신 회장의 외삼촌이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창경 대표와 김정조 대표는 모두 세우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정조 대표는 1944년생, 김창경 대표는 1974년생이다. 특히 김창경 대표는 세우와 특수관계에 있는 화물운송주선업 신양, 김정조 대표는 농·수산물 가공업 우일수산 주요 주주로 위치한다.
업계에서는 김정조 대표와 김창경 대표를 부자(父子)지간으로 추정한다. 김정조 대표가 농심그룹 총수일가와 관계를 기반으로 기업을 키워나갔고 이 가운데 김창경 대표를 세우의 최대주주로 위치시켰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분구조는 2013년과 2020년에 변화가 생겼다. 두 차례에 걸친 변동의 공통점은 김정조 대표의 지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실제 김정조 대표의 세우 지분율은 기존 33.79%에서 2013년 29.28%, 2020년 18.18%로 낮아졌다.
그중 2020년에 김정조 대표 대신 김창경 대표의 지분율이 기존 49.15%에서 60.24%로 높아졌다. 김정조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김창경 대표에게 넘겼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로써 세우가 매각될 경우 이에 따른 차익을 김창경 대표가 가장 많이 얻게 된다.
![세우의 2024년 말 기준 자본금 현황 [자료 세우 감사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251758232_672482.jpg?iqs=0.2387677953277193)
최근 업계에서 알려진 대로 10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로 책정돼 매각될 시 세우의 주주는 자본금(49억원) 대비 20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금액으로 보면 자본금을 제외한 951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지분율을 적용하면 최대주주인 김창경 대표는 573억원, 2대 주주인 김정조 대표는 173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 이를 합산한 금액은 746억원이다. 농심그룹으로서는 그동안 세우의 수익성을 강화해줬고 이번에는 소유주인 외가에게 차익을 실현해주는 양상이다.
관련해 세우는 매년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또한 김정조 대표의 경우 세우의 보유 지분을 매도하더라도 농심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우일수산의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우일수산의 연간 매출은 약 1600억원이다.
다만 농심그룹 관계자는 “세우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공시한 것과 같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