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건설 경기 둔화 속에서도 현대건설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으로 ‘실속 있는 반등’을 이끌어 내며 상반기 실적을 마무리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2% 증가하며 견고한 수익 기반을 입증했고, 95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로 약 3년치 안정적 일감을 확보했다. 매출보다 더 중요한 ‘질적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18일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5조1763억원, 영업이익 43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2% 증가해 수익성 중심 경영 성과가 드러났다.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실적 [사진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실적 PPT 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0784529055_635812.jpg?iqs=0.5498334162708644)
수익성 개선은 원가율 향상에 따른 결과다. 2025년 상반기 원가율은 93.5%로 전년동기 대비 1.4%p 하락해 영업이익 규모 확대와 영업이익률 상승에 기여했다.
상반기 수주는 16조7344억원으로 연간 목표치(31조1000억원)의 53.7%를 달성했다.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부산 범천4구역 재개발, 미아9-2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과 팀북투 데이터센터 같은 고부가가치 프로젝트가 실적을 이끌었다. 수주잔고는 94조7613억원으로 약 3.1년치 일감을 확보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졌다.
하반기 국내 정비사업 수주 목표 사업지는 압구정2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다. 압구정 2구역 수주는 경쟁사인 삼성물산의 불참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다. 대신 성수1지구는 수주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이라크 수처리 플랜트와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사업이 거론된다.
실적 회복에는 주요 프로젝트의 안정적 공정 진행이 영향을 미쳤다.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힐스테이트 더 운정, 디에이치 클래스트, 디에이치 방배 등 국내 사업과 함께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4,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등 해외 현장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됐다. 이로써 연간 매출 목표 30조4000억원의 49.9%를 상반기에 채웠다.
재무상태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1.4%p 하락한 167.9%, 유동비율은 1.4%p 상승한 145.3%를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5410억원이며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재무건전성 지표 [사진 현대건설 2025년 상반기 실적 PPT 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0784642219_3db7cf.jpg?iqs=0.870862482783971)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기술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태양광 등 에너지 혁신 분야와 함께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미국 원전 기업과 견고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원전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웨스팅하우스와 대형원전(AP1000®)의 글로벌 시장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은 이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 체결을 통해 협력 성과를 가시화했으며 핀란드,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으로 진출 시장을 점차 넓혀나가는 중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 4배 확대, 신규 원전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 정책을 비롯해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내 원전 건설 경험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가 이를 실행할 유력 기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사인 현대건설 또한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수익성 회복과 더불어 뉴에너지·도시정비 중심의 전략사업 성과가 본격화되며 실질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향후에도 “뛰어난 기술력과 시공 실적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를 통해 전통 건설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규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