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탄소중립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정유업계의 사업모델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의 석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수소·탄소포집(CCUS), 전기차(EV) 충전, 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에만 1000억원 규모를 저탄소 신사업에 투입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GS칼텍스 2024년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월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25만㎡ 부지를 매입하고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기지 건설을 시작했다. 이 기지는 한국남동발전과 협력해 수소 생산과 CCUS 밸류체인을 결합한 전초기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탄소포집·활용 기술분야에서도 GS칼텍스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4년 4월 한국화학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여수산단에 정유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화학유분·폴리올 등 고부가 화학소재로 전환하는 클러스터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의 'CCU 메가프로젝트' 실증부지로 선정된 여수산단에서 실제 공정을 통한 기술 실증 및 상업화도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2024년 EV 충전 인프라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난해 156개소, 319면의 EV 충전소를 구축했다. 특히 200kW급 초급속 충전기 확대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2025년까지 인프라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EV 충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제 인증기관에서 2만4000tCO₂eq(이산화탄소환산톤)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tCO₂eq는 여러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합산한 단위로,
“GS칼텍스가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2만4000톤을 감축한 것과 동일한 수준의 탄소 감축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사진 GS칼텍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9/art_17524743860168_892ab5.jpg?iqs=0.00951507864776957)
재생에너지 분야 역시 GS칼텍스가 집중하는 영역이다. 충남 지역에 있는 110MW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026년부터 장기구매하고, 자사 유휴부지에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자체 에너지 공급 비중을 높인다.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조직 운영과 성과 평가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GS칼텍스는 2024년 ESG위원회에 C레벨 경영진을 투입했고, 각 신사업 부문별로 비즈니스카운슬을 구성해 직접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경영진 성과지표 역시 온실가스 감축 등 ESG 성과와 직접 연동됐다.
이 같은 전략적 ESG 경영의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통해 연간 약 236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고, 총 9만tCO₂eq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실적을 올렸다.
한편 GS칼텍스는 보고서내 CEO 메시지에서 "저탄소 산업 전환은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기회"라며 "정유·화학의 전통적 강점을 바탕으로 수소·CCUS·바이오연료 등 저탄소 신사업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사업 재편의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정유산업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ESG 기반 신사업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