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위기에 빠진 보험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지역까지 진출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나섰다.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앞장선 5개 보험사의 성과와 전략을 총 5회에 걸쳐 차례로 살펴본다.
[FETV=장기영 기자] 삼성화재는 이문화 사장이 목표로 내건 글로벌 손해보험 선도기업 도약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북미·유럽 거점인 영국 로이즈(Lloyd’s) 캐노피우스(Canopius)와 아시아 거점인 싱가포르 재보험사 삼성리(Samsung Re)에 지난해 말 이후 약 1조원을 쏟아부었다.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와 손잡은 중국에서는 합작법인 주주사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리 영업수익 추이. [자료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8/art_1752318820755_a23b0e.jpg?iqs=0.3680244494874061)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리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2679억원으로 전년 1525억원에 비해 1154억원(75.7%) 증가했다.
삼성리는 삼성화재가 지난 2011년 12월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싱가포르 재보험법인이다.
삼성리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2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삼성리와 캐노피우스를 양대 축으로 각각 아시아,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이후 삼성리와 캐노피우스에 투자한 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삼성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7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싱가포르 손해보험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31억달러 규모다. 재물보험, 기술보험 등 전통형 상품이 재보험시장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또 지난달 캐노피우스에 5억7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투자하는 추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2019년과 2020년 총 두 차례에 걸쳐 약 3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세 번째 투자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캐노피우스 지분은 총 21%로 늘어 2대 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캐노피우스는 삼성화재의 투자 이후 계약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역적 외연 확대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35억3000만달러, 합산비율은 90.2%로 로이즈 시장 5위권 규모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를 통해 지난해 기준 약 3000억원 규모의 재보험 사업 협력 매출과 약 880억원 규모의 지분법이익을 실현했다.
삼성화재는 중국에서도 합작법인 전환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중국 합작법인 삼성재산보험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2612억원으로 전년 817억원에 비해 1795억원(219.7%) 증가했다.
삼성재산보험은 텐센트를 비롯한 5개 중국 기업을 주주사로 맞아 2022년 11월 합작법인으로 전환 출범했다. 합작법인 지분율은 삼성화재 37%, 텐센트 32%, 맴배트·위싱과학기술회사 각 11.5%, 안후이궈하이투자·보위펀드 각 4%다.
삼성재산보험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380억원에 비해 279억원(73.4%)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영업수익은 최대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재산보험은 중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을 운영하는 2대 주주 텐센트의 12억명에 달하는 고객과 IT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개인보험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 같이 국가 및 권역별로 차별화된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손해보험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문화 사장은 삼성화재가 지난달 발간한 ‘2025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손해보험 리딩컴퍼니로 도약하겠다”며 “북미와 유럽 시장은 캐노피우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아시아 시장은 삼성리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텐센트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비즈니스 가치사슬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