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독자적인 AI 모델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이 흐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한국형 AI 모델 구축을 공식화하면서,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이 ‘K-AI 모델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전략을 마련 중이다. FETV는 이번 프로젝트의 유력 후보군과 각자의 강점, 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정부가 ‘독자 AI 모델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LG AI연구원이 참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의 AI 싱크탱크로, 2021년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 1.0'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엑사원 3.0과 3.5을, 올해는 추론 특화형 엑사원 딥까지 연이어 공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AI 기술 전담 조직으로 ‘LG AI연구원’ 설립
LG는 2020년 12월 AI 원천 기술 확보와 계열사 과제 해결을 위해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이 조직은 LG경영개발원 산하에 소속된 그룹 차원의 AI 전담기관으로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CNS 등 총 16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그룹의 AI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으며 계열사들이 직면한 기술 과제 해결, 그룹 차원의 AI 윤리 원칙 수립 및 실천, AI 기반 조직 역량 강화 등을 담당한다.
초기 3년간 약 2000억원 규모로 투자됐고, 자연어처리·멀티모달 AI·데이터 인텔리전스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토론토대·잭슨랩 등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시리즈 개발과 계열사 적용을 중심으로 AI 기반 전환(AIX)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 협업을 통한 적용 사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 2021년 '엑사원' 첫 공개 이후 여러 산업에 적용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약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한 초거대 멀티모달 모델 ‘엑사원 1.0’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엑사원 BI [이미지 LG]](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8/art_17521480815338_935fb5.png?iqs=0.6694407614816902)
2023년에는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계열사와 외부 기관에서 실질 성과를 창출했다. LG이노텍은 비전 검사 AI로 불량품 선별 시간을 90% 단축했고, LG생활건강은 이미지 생성 AI로 제품 도안 제작 기간을 6개월에서 1개월로 줄였다. 이 밖에도 잭슨랩, 행정안전부, 특허청, 엘스비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 행정, 지식재산, 학술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했으며, 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은 고객 상담, 배터리 설계 등에 자체 AI 기술을 적용했다.
이후 2024년 8월에는 경량화와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한 ‘엑사원 3.0’을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추론 처리 시간 56% 단축, 메모리 사용량 35% 절감, 구동 비용 72% 절감 등의 성능을 기록하며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후속 모델 ‘엑사원 3.5’가 공개됐다. 2.4B(온디바이스), 7.8B(범용), 32B(고성능) 등 3종 모델로 구성됐으며, 전 모델이 오픈소스로 배포됐다. 장문 처리, 다단계 추론(MSR), 검색 증강 생성(RAG), 수학·코딩·데이터 분석 등에서 글로벌 경쟁 모델과 동등하거나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료 LG경영개발원 감사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8/art_17521478077184_321857.png?iqs=0.7197608250680952)
AI 부문에서의 성과는 LG경영개발원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발판이 됐다. LG경영개발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44억원에 그친 AI 연구용역 부문 수입은 2021년에는 534억원으로 대폭 올랐다. 이후로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해 2024년에는 15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AI연구용역 부문의 수익이 오르면서 LG경영개발원의 실적도 함께 올랐다 2020년 영업수익 854억원, 영업손실 약 13억원, 9억4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LG경영개발원의 실적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매출 2728억원의 영업수익과 함께 107억원의 영업이익, 1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3월에는 추론에 특화된 고성능 AI 모델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틱(Agentic) AI로 설계됐다.
엑사원 딥은 수학·과학·코딩 등에서 논리적 추론 능력을 갖춘 AI로, 수능 수학 영역에서 평균 94.5점, MATH-500 테스트에서 95.7점을 기록했다. 32B 모델이 중국 딥시크 R1(671B)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며 효율성도 입증했다.
또한 엑사원 딥은 모든 모델(32B, 7.8B, 2.4B)이 오픈소스로 공개됐으며 온디바이스 환경에서도 구동 가능해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기기 내에서의 활용을 할 수 있다.
◇ 배경훈·이홍락, 현 LG AI 연구 실적 토대 마련
LG AI연구원이 이러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초대 원장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이홍락 LG AI 연구원 최고AI과학자(CSAI, Chief Scientist of AI의 역할이 컸다.
![(왼쪽부터) LG AI연구원 초대 원장이었던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이홍락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 [사진 LG AI연구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8/art_17521487994784_12b6ec.png?iqs=0.03609165148177629)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이었던 배경훈 장관 후보자는 국내외에서 AI 기술 개발과 정책 자문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광운대학교에서 전자물리학 학사와 전자공학 석·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컬럼비아서던대 MBA, MIT 슬론의 AI 전략 과정과 스탠퍼드 빅데이터 최고경영자 과정도 수료했다.
이후 삼성탈레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에서 AI 관련 실무를 수행했으며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장을 거쳐 2020년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엑사원’ 시리즈 개발을 주도하며 국내 대표 초거대 AI 모델의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 자문활동도 활발해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초거대AI추진협의회 회장, KOSA AI정책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에는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이홍락 최고AI과학자은 구글 브레인 출신으로 2013년 IEEE가 선정한 ‘세계 10대 AI 연구자’이자 미시건대 교수로도 활동했던 머신러닝 분야 연구자다. 2020년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했고 이후 엑사원 1.0부터 딥 모델까지 기술 기획과 연구개발을 주도하며 2024년 북미컴퓨터언어학학회(NAACL)에서 ‘사회적 영향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