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지난 2014년 해체된 지 14년 만이다.
그간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 하나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티는 수준을 넘어서 우리은행 실적에 의해 그룹 실적이 정해지는 수준이었다.
은행의 부담감은 주요 금융그룹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실제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 신한·KB·하나금융그룹은 일찌감치 경쟁 상대에서 멀어졌고, 순위로는 NH농협금융그룹한테까지 따라잡혔다.
업계에서도 우리금융그룹의 이러한 약점을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이른바 은행 ‘원툴’ 체제에서 벗어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금융그룹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 추세는 우리금융그룹에 더욱 뼈아프게 작용했다. 보험·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쟁 금융그룹 대비 우리금융그룹은 계열사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탓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 지휘 아래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출범 당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향상을 위해 인원의 이동도 이뤄졌다. 올해 4월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의 IB그룹을 담당하던 이명수 부행장에게 우리투자증권 CIB시너지본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증권사의 출범은 기자 개인 입장에서도 달가운 일이었다. 은행지주계열 증권사 소통 창구가 하나 추가됐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홍보에는 우리금융지주 홍보 인원 중 일부가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이후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며 체급도 갖췄다. 은행·증권·보험 등을 모두 보유한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의 완성이었다.
여기에 우리금융그룹은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다음 체크리스트를 채우기 위해서도 움직이고 있다. 최근 AI 관련 전담 조직인 AI플랫폼부를 AI전략센터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디지털영업그룹도 신설했다. 기존 디지털전략그룹을 포함해 ‘디지털’이라는 이름의 두 그룹을 두게 된 것이다.
재도약 토대 마련을 마친 우리금융그룹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성과다. 사실상 양강 구도 체제를 보이고 있는 리딩금융 판도에 다시 체급을 올린 우리금융그룹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