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의 식품군HQ가 유통군HQ의 iHQ(인터내셔널 헤드쿼터) 같이 싱가포르에 중간 지주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식품·음료(F&B) 계열사 간 해외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통합 기획·전략 조직을 가동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유통군HQ의 iHQ와 협업 체계도 구축할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유통군HQ가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군HQ도 이에 동참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식품군HQ가 싱가포르에 위치한 각 계열사의 현지법인과 지사 등을 거느릴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는 유통군HQ의 해외사업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는 iHQ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유통군HQ가 싱가포르에 위치한 특수목적법인(SPC) 싱가포르 홀딩스(LOTTE SHOPPING HOLDINGS (SINGAPORE))에 iHQ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건 지난해 하반기다. iHQ는 롯데쇼핑 등 유통군HQ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동남아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특수목적법인으로만 존재했던 싱가포르 홀딩스에 기획·전략 등의 기능을 탑재시켜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 등의 동남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 홀딩스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현지법인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지분은 싱가포르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 백화점·마트 등 사업형태에 따라 롯데쇼핑의 각 사업부문이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였다. 이를 iHQ로 운영구조를 일원화해 해외사업 전략을 통합 구상하고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도다.
![베트남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안에 롯데마트 [사진 김선호]](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8972183963_b7ac41.jpg)
이러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백화점··마트 등이 운영되고 있고 해당 쇼핑몰은 2023년 개점 이후 9개월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중에 iHQ 설치를 완료할 예정인 가운데 롯데그룹의 식품군HQ가 유통군HQ의 전략을 차용해 싱가포르에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식품군HQ에 속한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롯데중앙연구소 등이다.
지분구조로 보면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각각 롯데웰푸드(47.47%), 롯데칠성음료(45%), 롯데GRS(54.44%)의 최대주주로 위치한다. 그중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지만 사업전략에 맞춰 각각 운영하고 있는 구조다.
때문에 식품군HQ가 추진하려는 ‘중간 지주사’는 각 계열사가 출자해 설립하는 합작법인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중간 지주사가 식품·음료·주류 등의 동남아 사업을 통합적으로 총괄하며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계획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유통군HQ의 iHQ와 협업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도 식품군HQ가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는 목적 중 하나로 보인다. 이로써 국내 명동·잠실에 조성된 ‘롯데타운’과 같은 구조를 동남아에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군HQ에 속한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식품 등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를 설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예전부터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해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만약 결정이 된다면 공시를 통해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