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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태영건설 워크아웃] ②PF에서 공공으로…수익성 되찾는 포트폴리오 전환

PF사업 대폭 정리 후 공공공사 집중 전략
수익 안정성과 원가구조 개선 병행

[편집자 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그 이후의 움직임은 PF 위기에 대한 건설사의 대응 전략을 살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FETV는 태영건설의 자본 정상화, 부실 사업 정리, 수주 구조 전환 등의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의 실질적 흐름을 알아보고자 한다.

 

[FETV=박원일 기자] 워크아웃 2년 차에 접어든 태영건설이 본격적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정리를 통해 재무 리스크를 덜어낸 데 이어 최근에는 공공공사와 정비사업 등 안정적인 수익원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올해에만 굵직한 공공공사 수주 성과를 잇따라 기록하며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크아웃의 직접적 계기가 된 PF사업에서 태영건설은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1조원 규모의 PF사업을 정리하며 민간 디벨로퍼 중심의 고위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는 데 집중했다. 고금리·부동산 경기침체 등 외부 변수에 극도로 취약했던 PF사업 구조는 결국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의 단초가 된 탓이다.

 

 

유동성 위기가 정점을 찍었을 당시 태영건설은 시행사 지분 투자, 대출 보증, 선분양 리스크 등 다중 구조로 얽힌 복합 PF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었다. 

 

위기 이후 태영건설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손절매를 단행했다. 동시에 공공사업과 정비사업 중심의 재편이었다.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대금 회수 안정성과 공사비 예측이 가능한 공공공사 영역에서 생존 가능성을 본 것이다.

 

특히 공공 발주처의 수주 패턴과 심사 기준을 분석하며 설계 제안형 입찰이나 기술평가 중심 공사의 대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일종의 '안정적 성장 구조'로의 체질 변화다.

 

올해 상반기 들어 이러한 전략은 점차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청주 다목적 실내체육관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5월에는 동탄 제11고 외 3개 학교 신설 공사, 6월에는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공사를 따냈다.

 

잇따른 공공공사 수주는 입찰 대응력뿐 아니라, 신용등급 방어 및 내부 영업망 정상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임에도 시공능력 평가와 제안서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토목·건축본부의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밝혔다.

 

단순히 수주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태영건설은 공공공사 특성상 낮은 마진율을 극복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원가 절감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 설계지원팀과 시공 엔지니어 간 협업을 통해 불필요한 자재 사용을 줄이고, 시공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원가 구조 혁신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기존 민간 PF에서는 설계가 과도하게 고급화되거나 외부 건축가 중심으로 흘러간 반면, 현재는 실용성과 시공성 중심의 구조 재설계가 원칙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공사 전반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태영건설은 민간 복합개발이나 고급 주거 단지 중심으로 강점을 보여왔지만, 현재는 공공 토목·건축 분야로 주력 사업을 이동 중이다. 특히 학교, 체육관, 도로 등 지역 기반 생활 인프라 건설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 발주 공사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워크아웃이라는 위기를 기술 중심 역량으로 전환하는 이 같은 전략은 과거 ‘사업 확장’에 집중했던 태영건설의 경영 기조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위기 이후 회복 단계에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의 공공수주 확대 전략은 단기적 생존을 넘어 중장기적인 사업 체질 변화의 일환으로 읽힌다. 위험을 회피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조적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저위험-중수익’ 모델을 정립하려는 시도다. 시장에서는 워크아웃을 거친 건설사들이 흔히 겪는 신용도 하락, 사업 위축의 악순환을 태영건설이 어떻게 끊어낼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