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남양유업의 역사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2024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동안 오너 체제 속에서 ‘갑질 프레임’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하며 재탄생하고 있는 중이다. 사명은 그대로 유지하되 슬로건을 ‘건강한 시작’으로 변경하며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FETV는 재탄생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현 모습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지난해 한앤컴퍼니(한앤코) 출신으로 채워진 새로운 남양유업 이사진은 대표집행임원으로 김승언 사장을 선임했다. 이후 곧바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각 부문에 핵심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 각 사업부문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과거 오너가(家)가 맡았던 경영혁신추진단, 외식사업본부가 2024년 말 기준 조직도에서 사라졌다. 경영혁신추진단은 홍원식 전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 외식사업본부는 차남 홍범석 상무가 이끌던 조직이었다.
이를 조직도에서 없애고 한앤코는 각 부문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생산전략본부를 SCM본부와 총괄공장장으로 세분화하는 등 각 분야에 집중하도록 했고,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준법경영실을 통한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남양유업 조직도 [자료 남양유업 주주총회 공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2108085544_a01da4.jpg)
새로운 이사진으로 구성된 남양유업 이사회는 이를 가장 최우선 사항에 두고 의결을 해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회 개최와 각 의결 안건을 살펴보면 2024년 3월 29일 이사진은 집행임원 및 대표집행임원(김승언 사장) 선임, 임원 보수 확정의 건을 의결했다.
곧바로 4월 5일 이사회를 개최한 후 이사회 의장(윤여을 한앤코 회장) 선임, 조직개편,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에 인사보상위원회, 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주요 경영, 인사, 조직에 관한 사항을 절차적 정의에 맞춰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사회 구성원은 기타비상무이사로 한앤코에 소속된 윤여을 회장, 배민규 부사장, 이동춘 부사장, 김상훈 전무가 위치한다. 사외이사는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 정수용 서울시립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가 활동한다. 감사는 심혜섭 변호사가 맡고 있다.
![남양유업 이사회 등 지배구조 현황 [자료 남양유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2110871764_912eb2.jpg)
각 사업 조직의 수장은 기존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킨 후 맡겼다. 이로써 인사 적체를 해소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종찬, 양영일, 서경민, 최정열 상무를 임원으로 선임하고 각각 공장장, 영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SCM본부장으로 배치했다.
기존 이기웅 전 중앙연구소장 상무, 정재연 전 천안공장장 상무, 이창원 전 세종공장장 상무가 오너가(홍원식 전 회장, 홍진석 전 상무, 홍범석 전 상무)가 물러난 뒤 잇따라 퇴임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내부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사기를 진작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기조를 이어나가 올해 초에는 김현락, 허태관, 이동호, 신현정 상무를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기획재경실장, 경영지원본부장, FS사업부문장, 마케팅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이들은 모두 1970년대생으로 지난해 1960년대생 중심이었던 임원진에 비해 젊어졌다.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에게는 준법경영실과 COO를 맡겼다. 구체적으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이상욱 전무가 준법경영실장, 외부 출신 박민욱 전무와 김준현 이사가 COO를 이끄는 구조다. 사업 조직은 내부 출신에게, 체질 개선은 외부 출신에게 맡긴 양상이다.
이를 보면 한앤코는 남양유업이 지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내부 임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면서도 운영체계를 외부 출신에게 맡겨 쇄신시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경쟁력은 높이되 과거 조직문화, 운영체계와는 단절하기 위한 목적이다.
남양유업 측은 기존 탑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책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KPI(핵심성과지표)를 재정립하고 ‘승진 패스트 트랙’ 운영 및 ‘직급 체계 슬림화’를 도입해 기여도가 높은 인재가 빠르게 승진할 수 있게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 안정성과 조직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획·인사·영업·마케팅·공장 등 주요 부문에 핵심 인재를 임원으로 발탁했다”며 “이를 통해 전문성과 혁신 역량을 높이고 보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