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주요 은행들의 해외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들의 해외 진출 러시도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FETV는 은행별 해외법인 현황과 주요 담당조직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권현원 기자] 류형진 글로벌그룹장의 임기 만료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은행 해외법인의 실적이 임기 내 ‘개선’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3년 감소세를 보인 해외법인 순이익은 올해 1분기 반등하며 개선된 상황이다.
◇류형진 부행장, 외환그룹장 임기 중 글로벌그룹장으로 이동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존 2부문 20그룹 9본부에서 17그룹 10본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특히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눠 담당하는 방식을 폐지했다. 이는 각 사업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그룹도 개별 그룹으로 독립됐다. 앞서 우리은행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시기인 2023년 3월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고, 국내영업부문·기업투자금융부문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당시 글로벌그룹은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로 편제됐다.
![류형진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프로필. [자료 우리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8014997643_c8d253.jpg)
올해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글로벌그룹장은 류형진 부행장(집행부행장)이 맡고 있다. 류 부행장은 부행장보(집행부행장보) 시절인 2023년 3월 외환그룹장의 임기를 시작했다. 당초 임기는 지난해 말 까지였으나 그 해 3월 글로벌그룹장인 윤석모 부행장이 HR그룹 조사역으로 배치되면서 글로벌그룹장으로 이동했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심기일전을 위한 쇄신형 인사”라고 설명했다.
류 부행장은 청구고 졸업 후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 우리은행(전 한빛은행) 입행 후인 2004년에는 미국 미시간 주립대 경영대학원(MBA)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우리은행에서 가산IT금융센터 본부장, 인천부천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 외환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이 1분기 기준 금융업 형태로 진출해 있는 해외 국가는 미국·홍콩·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브라질·미얀마·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독일 등 11개 국가다. 이 중 인도네시아법인(90.8%)·필리핀법인(51%)을 제외하면 전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 해외법인 순이익 감소세…금융사고 ‘변수’도 발생
최근 3년 우리은행 해외법인(금융업 기준)의 순이익은 대부분 동남아지역에서 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법인과 베트남법인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인도네시아법인과 베트남법인의 연말 기준 순이익은 각각 684억원, 632억원이었다. 캄보디아법인 역시 598억원으로, 순이익 측면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브라질법인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13억원 수준이었다.
![1분기 기준 우리은행 금융업종 종속기업 현황. [자료 우리은행 분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8015343059_ff5445.jpg)
2023년도 인도네시아·베트남법인이 전체 순이익을 이끄는 가운데 대부분 해외법인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캄보디아법인의 순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 감소했다. 브라질법인은 -32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으며 독일법인은 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법인이 순이익 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다. 러시아법인의 순이익은 305억원으로 전년 말 81억 대비 276% 늘어났다. 홍콩법인도 2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55% 증가했다. 브라질법인은 -14억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나 독일법인은 -63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해외법인들의 합산 순이익은 2022년 말 2883억원이었던 해외법인 합산 순이익은 2023년 말 2279억원, 지난해 말에는 21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3년 사이 순이익이 27% 이상 감소한 것이다. 다만 올해 1분기의 경우 6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8% 개선됐다.
1분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연간 순이익이 3년 사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임기 만료를 5개월여 앞둔 류 부행장 앞에 ‘해외법인 실적 개선’이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기에 최근 순이익 비중이 큰 인도네시아법인에서 ‘금융사고’ 변수도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에서 외부인에 의한 사기(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시에서 우리은행은 “모행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강화 모니터링 중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이상거래 징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인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거래 중인 현지 기업이다. 관련 신용장 금액은 7850만달러(약 1078억원)이나, 실제 금융사고 금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그룹의 그룹장인 류 부행장도 금융사고와 관련해 상황 파악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시한 내용은 신용장상의 금액이고, 현재 사고인지 결제 지연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당 업체에서 신용장 대금 결제를 조금씩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그룹장이 내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지에 다녀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