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카드업계가 개인카드 부문의 수익성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법인카드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법인카드는 거래 금액이 크고 장기적 고객 유치가 가능한 만큼 주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그룹 시너지와 맞춤형 솔루션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FETV가 주요 카드사의 법인카드 전략을 들여다본다. |
[FETV=임종현 기자]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KB국민카드의 독주 체제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신한·하나·우리카드가 금융그룹 시너지와 맞춤형 솔루션 등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에 나서자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KB국민카드는 올해 초 조직을 재편하며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기업고객그룹, SOHO·SME본부를 각각 기업영업그룹, SOHO·SME영업본부로 개편하고 기업고객영업부 등을 신설해 전담 조직을 보강했다.
기업영업그룹을 이끄는 키맨은 이정수 전무다. 그는 지난해에도 기업고객그룹장(상무)을 맡았으며 이번 개편 이후에도 기업영업을 계속 맡아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단순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과 비용 효율을 고려한 기업 제휴 모델을 발굴하고 맞춤형 복합 솔루션 제공을 통해 법인카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KB금융그룹 내 계열사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이다.
◇1위는 지켰지만…점유율 빠진 KB의 고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기준으로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국내 법인카드 이용실적(신용+체크, 구매전용 제외)은 41조3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KB국민카드는 7조8205억원을 기록해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시장 점유율은 18.9%다. KB국민카드는 2023년부터 올 4월까지 법인카드 이용실적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경쟁 카드사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2023년 말만 해도 KB국민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은 20.9%였으나 2024년 말에는 19.1% 떨어졌다.
반면 신한·우리·하나카드 등 경쟁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점유율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3사의 법인카드 평균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15.6%에서 올 4월 16.5%로 0.9%포인트(p) 증가했다.
◇B2B 결제도 디지털로…산업별 맞춤 공략
이정수 기업영업그룹장은 선두 수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하락세를 반전시키고 법인카드 시장 주도권을 지켜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성과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이정수 그룹장은 1972년생으로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KB금융지주에서는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KB국민카드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전략기획부장과 기업·공공영업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KB국민카드는 B2B 신시장 발굴과 KB금융과의 시너지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업 고객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파트너십 모델 고도화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B2B 결제 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한 사업 모델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 8월에는 현금 결제가 주를 이루던 철강 시장에 진출, 비대면으로 철강을 카드로 구매할 수 있는 '스틸샵 전용 기업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는 현대제철 비대면의 철강 구매 플랫폼 'Hcore-store' 추가 제휴를 통해 새로운 상품도 선보였다.
올해는 이를 KB금융 계열사와 제휴사 비대면 기업 홈페이지·앱 등으로 확대 적용해 다양한 기업 고객에게 디지털 기반의 결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사 니즈에 부합하는 기업금융 모델을 함께 고민하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지원 서비스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 내 계열사와의 다양한 협업으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사 관점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